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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거쳐서 뉴햄프셔로…

입력
2024.01.23 04:30
27면

미국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7일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의 한 건강센터에서 아기를 안은 채 연설하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3위에 그친 헤일리는 2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7일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의 한 건강센터에서 아기를 안은 채 연설하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3위에 그친 헤일리는 2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15일 미국 대통령 선거의 첫 출발인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가 펼쳐졌다. 언론에서 많이 다뤄 잘 알려진 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를 득표하며 대세론을 확인했다. 둘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선전에도 불구하고 2위로 도약하지는 못했다.

인구에 많이 회자되지 않는 점들도 있다. 첫째, 민주당은 더 이상 아이오와에서 코커스를 하지 않는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번부터는 우편투표를 한 다음 그 결과를 3월에 발표한다. 1976년부터 2020년까지 총 12번, 당원들이 선거구별로 모여 '토론'을 한 후 지지후보별로 줄을 서는 '공개' 투표를 했는데, 이 기이한 장면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아이오와가 민주당 지지자들의 다양한 특성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늘 있었지만, 4년 전에 개표가 며칠 동안 지연되는 등의 망신이 있었던 이유도 컸다.

둘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했다고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꼭 아니다. 2020년 민주당 코커스 1등은 조 바이든이 아니었고, 2016년 공화당 코커스 1등도 트럼프가 아니었다. 현직 대통령이 도전한 경우를 제외하면, 양당 합쳐 17번의 코커스 중 47%인 8번은 최종 대선후보가 아이오와에서 1등을 못했다. 민주당은 9번 중 3번(33.3%), 공화당은 8번 중 5번(62.5%)이다.

셋째, CNN 등의 코커스 출구조사(사실 코커스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조사했으니 입구조사가 더 적합한 말이지만)에서 몇 가지 점이 드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저학력층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은 잘 알려진 것이지만, 론 디샌티스와 헤일리 후보가 고학력층 지지를 고르게 양분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대학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공화당원(전체의 51%)중 디샌티스와 헤일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각각 26%와 28%이다. 당원들의 이데올로기를 놓고 보면, 중도적 이념을 가진 공화당원들은 대다수(63%)가 헤일리 후보를 지지했다. 디샌티스의 이념적 지지 기반이 트럼프와 겹치는 셈이다.

이런 와중 지난 주말, 디샌티스 주지사가 경선에서 사퇴했다. '트럼프 따라 하기'와 '트럼프 때리기' 모두 경선 승리를 가져다줄 수 없다고 인식한 듯 보인다. 이제 소위 '대안론'을 주장하고 있는 헤일리 후보에게 더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특히 고학력층의 지지를 확실히 함과 동시에 보수적 이념의 공화당원 마음을 트럼프로부터 거둬들여와야 한다.

23일 시작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전통적 공화당원이 많은데, 과연 헤일리 후보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공화당 경선에 흥미를 가져다줄지 지켜볼 일이다.



박홍민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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