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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명품백 의혹에 친윤 "사과없다"... 한동훈 "할일 하겠다"

입력
2024.01.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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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사과 순간, 민주당 들개처럼 물어뜯을 것"
친윤계, 김경율 공천 논란도 불편한 심기
대통령실 "당정은 원팀" 이라며 진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당내 '친윤석열(친윤)계'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놓고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 필요성을 언급하자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친윤계의 압박에 한 위원장도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맞섰다.

대통령실도 "당정은 원팀"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 때문에 공천을 장담할 수 없게 된 친윤계의 이간질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위원장이 '김건희 리스크'와 '내부 반발'이라는 양면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여당의 총선 성패가 달렸다.

친윤계 이용, 尹 '한동훈 지지철회' 글 공유

친윤계 초선 이용 의원은 21일 당 의원들이 속한 단체 대화방에 '한 위원장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가 철회됐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했다. 최근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출마를 지지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자 윤 대통령이 실망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전날에도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이 사과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김 여사가) 사과를 하든 안 하든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으며사과를 하는 순간 민주당은 들개처럼 물어뜯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친윤계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사과 불가론'을 강조했다.

이는 한 위원장이 지난주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며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사과론'에 힘을 실은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이들은 김경율 비대위원 공천 논란에 따른 한 위원장의 실책을 함께 부각시켰다. 친윤계 핵심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김 비대위원 공천 논란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이 의원의 글에 (대통령실 의중이 담겼다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 '띄우기'에 나서자 대통령실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로 불리는 자타공인 윤 대통령의 '적통'이다. 그간 '윤심(尹心)'의 채널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온 친윤계는 위기의식을 느낄 만한 대목이다.

'낙천 공포'에 친윤계 먼저 움직였나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의 행보가 친윤계 의원들의 '낙천 공포'를 자극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이용 의원은 직전 김기현 체제를 옹위하려다 실패한 전적이 있지 않느냐"며 "(윤심) 약발이 약해진 상황에서 김 여사 의혹을 고리로 (대통령실에) 충성심을 보이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비대위원을 공천에서 미는 듯한 한 위원장의 언행이 구실을 만들어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대통령실은 갈등설을 일단 부인했다. 한 관계자는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의) 허니문 기간 끝나고 각 세우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당정 원팀 기조는 변함없다"면서 "대통령실은 정책 등으로 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도 이날 일각에서 제기된 친윤계의 사퇴 촉구 주장에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총선 지휘를 위한 한 위원장의 리더십이 중차대한 상황에서 균열은 당내 누구도 섣불리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윤심을 둘러싼 잡음이 커질수록 한 위원장의 구심력은 약해지고 수직적 당정관계 비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심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당이 역행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민심의) 칼이 당을 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민순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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