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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란' 포켓몬빵의 녹색 진화...돈 들여 포장재를 또 바꿨다

입력
2024.01.24 13: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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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의 다채로운 '환경 경영'
오염물질 줄인 '녹색인증' 패키지
소외 이웃 돕는 핑크·해피드림 캠페인
농산물 수매·가맹점주 지원에도 힘써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SPC그룹 계열사인 배스킨라빈스가 자립 준비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행복드림 캠페인. SPC그룹 제공

SPC그룹 계열사인 배스킨라빈스가 자립 준비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행복드림 캠페인. SPC그룹 제공


2022년 2월 출시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 마트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킨 포켓몬빵. 포켓몬빵을 만드는 SPC그룹 계열사 SPC삼립은 같은 해 6월 포장재를 교체했다. 출시 두 달 만에 1,400만 개 넘게 팔린 포켓몬빵 포장재를 바꾸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소재 개발 등에 추가 비용도 꽤 많이 든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빵 봉지가 그대로 버려지면 환경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새 포장재를 적용했다. 오염 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기술에 주는 훈장인 '녹색 인증'을 받은 친환경 패키지였다.

메틸에틸케톤, 톨루엔 등 유해 물질을 쓰지 않고도 제품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색감은 유지했다. SPC삼립은 포켓몬빵 외에도 삼립호빵, 산리오빵 등 주요 제품 포장재를 친환경 패키지로 바꿨다.

친환경 패키지 개발은 SPC그룹이 전사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필(必)환경' 경영 원칙에서 비롯한다. 필환경은 SPC삼립,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을 자회사로 둔 SPC그룹이 자사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SPC 계열사로 퍼진 '필(必) 환경' 경영

SPC그룹 계열사인 SPC삼립이 지난해 5월 포켓몬빵 수익 1억 원을 백혈병어린이재단에 후원금으로 전달하는 모습. SPC그룹 제공

SPC그룹 계열사인 SPC삼립이 지난해 5월 포켓몬빵 수익 1억 원을 백혈병어린이재단에 후원금으로 전달하는 모습. SPC그룹 제공


SPC삼립은 포장재를 바꾸는 동시에 녹색 인쇄라고 불리는 '플렉소 인쇄'로 만든 친환경 포장재도 도입했다. 회사 측은 잉크를 적게 쓰는 플렉소 인쇄로 연간 약 45톤(t)의 잉크 사용량을 줄였다. 인쇄 과정에서 필요한 유해 물질인 유기용제도 덩달아 덜 썼다. 아울러 SPC삼립은 플라스틱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지 속 트레이를 없애고 대신 종이 소재, 재생수지 필름 등으로 제품을 담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자원을 다시 사용하는 업사이클링 제품도 선보였다. SPC삼립이 지난해 9월 국제식품박람회 '아누가'에 K디저트를 주제로 참가해 내놓은 '케어스 약과'가 한 예다. 이 제품은 두부를 만들 때 생기는 부산물인 콩비지를 활용했다.

SPC그룹 내 사회복지법인인 SPC행복한재단은 지난해 9월 '생두 포대 업사이클링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다. 커피를 만들 때 나오는 폐기물인 생두 포대를 이용한 가방, 원피스, 신발 등이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SPC의 필환경 원칙은 외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SPC삼립이 선보인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미각제빵소'의 선물 세트는 지난해 5월 'IF 디자인 어워드' 내 푸드 카테고리 패키지 부문 본상을 받았다. 친환경 패키지를 활용하고 시각 장애인도 쉽게 살 수 있게 제품 이름을 점자로 인쇄한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독일에서 매년 열리는 IF 디자인 어워드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이다.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시민들이 포켓몬빵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시민들이 포켓몬빵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SPC그룹은 환경 보호뿐 아니라 '핑크드림', '해피드림' 캠페인 등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배스킨라빈스가 국제 비정부기구 '월드비전'과 202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핑크드림은 아동 양육시설, 위탁 가정에서 자라고 독립한 만 18~24세 자립준비청년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핑크드림의 핵심 키워드는 배스킨라빈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숫자 '31'이다. 배스킨라빈스는 매달 말 진행하는 사이즈 업그레이드 행사인 '31데이' 수익금 중 3.1%를 떼어 총 31명의 자립준비청년이 홀로 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SPC삼립이 주도하는 해피드림은 낮은 연령층에게 특히 인기 많은 포켓몬빵 판매 수익 일부를 소아암 및 희소난치병 어린이 치료비로 활용하는 기부 활동이다. 지난해 5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후원금 1억 원을 전달한 게 대표 사례다.

SPC삼립의 핵심 제품인 따듯한 호빵을 연상하게 하는 '호빵℃ 캠페인'에서도 SPC그룹의 훈훈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SPC그룹은 소비자가 네이버 해피빈에 기부한 금액과 매칭해 다문화·한부모 가정, 어르신, 장애인 등 에너지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난방비·방한용품·연탄 지원, 주거 환경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가맹점주와 상생, 동반 성장 SPC

SPC그룹은 지난해 8월 폭우 피해가 컸던 충북 지역의 음성 복숭아와 괴산 찰옥수수를 수매하기로 했다. 음성 복숭아 농가를 찾은 SPC그룹 직원들과 농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SPC그룹 제공

SPC그룹은 지난해 8월 폭우 피해가 컸던 충북 지역의 음성 복숭아와 괴산 찰옥수수를 수매하기로 했다. 음성 복숭아 농가를 찾은 SPC그룹 직원들과 농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SPC그룹 제공


상생 경영도 SPC그룹이 힘쓰고 있는 분야다. SPC그룹은 2020년부터 4년째 농가 돕기 차원에서 '행복상생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다. 품질이 뛰어난 농산물을 꾸준히 사들여 농가 소득을 끌어올리고 소비자에게도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내고 있다. SPC그룹이 이렇게 구매한 농산물은 강원 평창군 양파, 제주 구좌읍 당근, 충남 논산시 딸기, 전남 무안군 양파, 경북 경산시 대추 등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있다.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와 상생을 위해 제빵사 월급 개념인 용역비의 30%를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 70%는 가맹점주 몫이다. 10년 이상 영업한 장기 점포가 안정적으로 재계약할 수 있는 협약도 맺었다. 현행 가맹거래법이 가맹점주의 계약 갱신 요구권을 10년까지만 인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 점포의 재계약 불발 가능성을 낮추는 장치다.

이를 바탕으로 파리바게뜨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가맹점과 상생 활동, 지역 농가 지원 등으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SPC그룹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식문화 조성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건강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친환경 제품 개발에 앞장서는 한편 우리 사회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지원하는 활동을 앞으로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SPC그룹 기업이미지(CI). SPC그룹 제공

SPC그룹 기업이미지(CI). SPC그룹 제공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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