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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혈당·콜레스테롤 개선하려면 체중 3.5㎏ 줄여라

입력
2024.01.21 06: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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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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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의 3대 원인 질환은 당뇨병·고혈압·사구체신염이다. 과거에는 사구체신염이 1위, 고혈압이 2위, 당뇨병이 3위였다. 하지만 고혈압이 1위에 올라섰다가 최근에는 당뇨병이 1위, 고혈압, 사구체신염이 2, 3위로 바뀌었다. 원인 질환 순위가 두 번 뒤바뀌는 이른바 ‘골든 크로스(golden cross)’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당뇨병은 만성콩팥병(당뇨병성 신증) 외에도 망막병증, 신경병증, 당뇨발 등 여러 합병증을 일으킨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당뇨병을 알고 있었다. 기원전 460년경에 태어난 히포크라테스도 당뇨병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당뇨병이 왜, 어떻게 발병하는지는 몰랐다.

당뇨병 연구에서 중요한 계기는 1920년대 인슐린 발견이었다. 인슐린을 투여하자 혈당이 조절됐고, “당뇨병은 해결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성급했다는 게 곧 드러났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건강하고 인슐린도 제대로 분비되고 있는데, 당뇨병 합병증이 생긴다는 사례들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란 개념이 발견됐다.

‘나쁜 소식’만 있지 않았다. 혈당을 정상으로 조절하면 만성콩팥병이나 망막병증, 당뇨발 등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

그래서 인슐린 외에도 혈당을 조절하는 여러 종류의 약물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고용량 약물을 쓰면 혈당은 조절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당뇨병 치료에서 체중 감량은 매우 중요하다. 50대 후반 A씨가 건강검진에서 사구체여과율(GFR)이 54mL/분으로 만성콩팥병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듣고 진료를 받으러 왔다. 사구체여과율이 60mL/분 미만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그는 키 170㎝에 체중 75㎏으로 체질량지수(BMI)는 26이었다. BMI 25 이상은 과체중이다. 공복 혈당은 124㎎/dL로 당뇨병 전 단계였다. 공복 혈당 126㎎/dL 이상은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그에게 우선 필요한 게 체중 감량이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몸무게를 3.5㎏ 줄일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그러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한 달 후 그의 체중은 3.5㎏ 줄어든 71.5㎏이었다. 사구체여과율은 65mL/분으로 개선됐고, 공복 혈당도 115㎎/dL로 낮아졌다. A씨는 체중 감량이 사구체여과율과 혈당 개선 효과가 있었음을 눈으로 확인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최근 주목받는 비만 치료제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였다. 이는 당뇨병 치료에서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즉 ‘체중 감량도 당뇨병 치료’라는 사실이다.

당뇨병의 실체가 있느냐에 대한 의학 논쟁이 있었다. 혈당만 조절해 당뇨병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다면 당뇨병의 실체가 없지 않으냐는 주장이었다. 약이든 체중 감량이든 혈당을 정상으로 조절하면 다른 사람만큼 살 수 있다는 견해이기도 했다.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분명히 주목할 만하다.

다이어트 계획을 세울 때 1차 목표를 3.5㎏ 감량으로 설정하자. 이 목표에 이르면 혈당·혈압·콜레스테롤 등이 개선되는 걸 확인할 수 있고, 이는 계속 실천하는 데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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