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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독감 백신 맞으려는데, 3가는 뭐고 4가는 뭐죠?

입력
2024.01.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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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하는 인플루엔자 변이 수 차이
가을 접종 권고하지만 이번엔 달라
질병청 "유행 지속, 늦게라도 접종을"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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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서울 성북구의 한 병원에 독감예방접종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서울 성북구의 한 병원에 독감예방접종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정우(가명·31)씨는 지난달 부랴부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았습니다. 옆자리 직장 동료가 독감에 걸렸는데 고열, 기침 등 증상이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백신을 맞았느냐고 물었더니 이씨는 "회사 근처에서 4만 원을 주고 맞은 건 기억나는데, 3가 백신인지 4가 백신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올겨울 독감 유행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2022년 9월부터 1년 반째 독감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현상입니다. 이씨처럼 뒤늦게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헷갈리는 게 하나 있습니다. 병의원들이 "우리는 3가가 아닌 4가 백신을 쓴다"고 홍보하는데 대체 둘의 차이는 뭘까요. 4가가 더 좋다는 건 알겠지만요.

3가는 3가지, 4가는 4가지 독감 변이 예방

3가와 4가 백신을 구분하는 건 '예방하는 변이 바이러스 수'입니다. 3가 백신은 3가지 독감 변이, 4가 백신은 4가지 변이를 예방합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형으로 나뉘는데, C형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아 백신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통상적으로 3가 백신에는 A형 변이 균주 2종(H1N1, H3N2)에 B형 변이 균주 1종(빅토리아)이 들어갑니다. 4가 백신은 여기에 B형 변이 균주(야마가타)를 추가해 A형과 B형 변이 두 가지씩 감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021년 9월 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과에서 생후 8개월 아기가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021년 9월 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과에서 생후 8개월 아기가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3가 백신에 A형 변이 균주를 더 많이 넣은 건 통상적으로 A형 독감이 B형에 비해 전염력이 세고 변이가 생길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H1N1 유형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의 어머니'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1918~1920년 스페인 독감, 2009년 신종 플루 등 세계를 휩쓴 인플루엔자가 이 계열입니다. 임상적으로 증상 또한 A형 독감이 더 심하다고 알려져 있죠.

"올겨울은 A, B형 독감 골고루 유행 중"

A형은 이른 겨울에, B형은 늦겨울에 주로 유행합니다. 그러나 이번 겨울은 이례적으로 A, B형 구분 없이 골고루 유행하고 있습니다. 질병청 관계자는 "처음에는 B형이 유행하다가 A형이 우세해졌고 최근엔 다시 B형이 더 많이 발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소아과가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소아과가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이런 상황이니 독감 환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 수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 61.3명을 기록한 뒤 43.3명까지 줄어 감소세에 접어드나 싶더니 12월 마지막 주 49.9명으로 반등했고 이달 첫 주 51.9명으로 더 늘었습니다. 질병청의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이 외래환자 1,000명당 4.9명인 걸 고려하면 심각한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셈입니다.

내가 맞은 백신 종류는 뭘까? "정답은 4가"

그렇다면 이씨가 맞은 백신은 3가일까요 4가일까요? 정답은 4가입니다.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느냐고요. 질병청은 "한국에서 접종되는 백신은 제약사 차이는 있지만 병의원과 보건소를 막론하고 모두 4가 백신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독감 백신이 접종 후 2주쯤 지나야 효과를 발휘하는 만큼, 보건당국은 겨울 유행기에 앞서 가을에 백신을 맞으라고 조언합니다. 다만 이번 겨울은 여태 독감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합니다.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는 4월 30일까지 주소지와 관계없이 지정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방문하면 무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독감 백신은 매년 접종해야 합니다. 독감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해 해마다 유형을 달리하며 유행하는 탓에 백신도 신제품을 맞아야 효력이 있습니다. WHO는 매년 2~4월 다가오는 겨울에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이를 예측해 발표합니다. 제약사는 그에 맞춰 백신 생산에 들어가는데 짧으면 4개월, 길면 6개월이 걸립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독감 백신은 지난해 상반기 WHO 발표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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