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첫 경선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과반수(51.0%)를 득표하며 크게 이겼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21%)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19%)는 2·3위를 기록했다. 물론 아이오와 승리가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무당파 유권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다음 경선지 뉴햄프셔주에서는 헤일리가 트럼프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오는 23일 이곳 예비선거가 트럼프 대세론을 확인하는 첫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햄프셔에서도 트럼프가 1위를 한다면, 여세를 몰아 3월 초 15개 주가 경선을 벌이는 ‘슈퍼 화요일’까지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하며 조기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공개된 CBS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빅3 후보 중 누가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앞선다. 이런 상황이 11월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트럼프의 첫 경선 압승은 향후 미국 외교 경제 정책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때 미국이 초당적으로 유지해온 동맹의 틀을 무시했다.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5, 6배 올려달라고 요구했고,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4년간 중단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요구해 결국 재협상했다. 그가 재선해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백지화하고, 전기차 보급 계획을 폐기·수정한다면 미국에 공장을 건설 중인 우리 기업들은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 트럼프는 14일 “김정은은 매우 똑똑하고 터프하다”며 “그는 나를 좋아했고, 나는 그와 매우 잘 지냈다. 그래서 안전했다”고 했다. 트럼프가 ‘북핵 용인’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세계는 트럼프 재등장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트럼프 파장'이 큰 곳은 경제와 안보가 겹친 한반도일 수밖에 없다. 정부도 현재의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만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유럽연합(EU)·아세안 등과 외교 관계를 넓혀 ‘미국 우선주의’ 부활에 공동 대처할 역량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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