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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LG생활건강 '5년 앙금', 뻥 뚫은 '숨은 공신' 코카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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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LG생활건강(LG생건)이 4년 9개월 만에 상품 직거래를 재개하게 한 '숨은 공신'은 코카콜라였다. 브랜드 파워가 강한 코카콜라를 판매(쿠팡), 납품(LG생건)하면 두 회사 모두 '윈윈'이라는 판단이 이번 화해 배경 중 하나다. 쿠팡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지배력을, LG생건은 매출을 각각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르면 이달 중 LG생건으로부터 코카콜라를 공급받아 로켓배송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쿠팡과 LG생건이 납품 가격 갈등으로 2019년 4월 이후 이어진 거래 중단을 멈추기로 합의하면서다. 코카콜라는 펩시콜라 등에 비해 충성 고객이 많아 쿠팡은 물론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유통 업체가 꼭 다루려는 제품이다.
두 회사가 거래를 다시 시작한 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엘라스틴(샴푸), 페리오(치약), 테크(세제) 등을 만드는 생활용품 선두업체 LG생건은 유통 채널 확대, 이커머스 강자 쿠팡은 인기 제품 확보 차원에서 서로에게 필요하다.
쿠팡과 LG생건이 앙금을 푸는 단초를 제공한 게 생활용품이라면 코카콜라는 화해의 속도를 끌어올렸다. LG생건은 코카콜라 미국 본사가 각 국가 소재 기업에 일정 기간 생산·판매권을 넘겨주는 '보틀링 파트너'로서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국내 코카콜라 생산·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1월부터 LG생건과 코카콜라 납품 계약을 맺은 게 쿠팡을 서둘러 움직이게 했다고 보고 있다. 쿠팡이 코카콜라를 등에 업은 알리익스프레스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LG생건과 거래 재개에 적극 나섰다는 해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파워 브랜드의 입점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이커머스 특성상 코카콜라를 확보하지 못하면 고객을 다른 곳에 빼앗길 수도 있다"며 "쿠팡은 무게의 추가 알리익스프레스로 넘어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LG생건으로서는 지난해 3분기에 한 번이라도 물건을 산 활성 고객이 2,042만 명인 쿠팡을 활용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LG생건도 쿠팡과의 거래 재개로 확실한 수입원인 코카콜라 판매량을 늘려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로켓배송으로 코카콜라를 대량 주문하면 마트, 편의점보다 더 싸게 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알리익스프레스만 해도 이날 기준 코카콜라 250㎖ 30개를 2만6,960원에 팔고 있다. 개당 900원꼴로 편의점 가격 1,700원보다 눈에 띄게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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