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티켓 매출 4590억"...잘나간 지난해 뮤지컬 시장, 올해는 "..."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공연 칼럼니스트인 박병성이 한국일보 객원기자로 뮤지컬 등 공연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지난해 공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완전한 회복세에 힘입어 놀랍게 성장했다. 특히 대중음악 시장의 큰 폭 성장으로 전체 공연 시장 매출액은 1조2,700억 원 규모에 달했다.
뮤지컬 시장의 성장 폭도 컸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코피스)에 따르면 2022년 뮤지컬 티켓 매출은 4,253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4,000억 원을 넘어섰다. 팬데믹이 끝나자마자 사상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티켓 매출액은 4,590억 원(코피스·이달 5일 기준)으로, 2022년보다 약 8% 성장했다.
코피스 통계만으로 두 해의 뮤지컬 시장을 단순 비교할 순 없다. 과거에 뮤지컬 장르에 포함됐던 서커스·마술 작품이 지난해부터 별도의 장르로 통계 처리됐다. 2022년엔 최고 매출액을 올린 태양의 서커스의 '알레그리아'가 뮤지컬에 포함됐지만, 지난해 공연된 같은 단체의 '루치아'는 서커스·마술로 분리됐다. '루치아'의 매출액이 300억 원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지난달 나온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뮤지컬 시장 규모는 5,000억 원에 근접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전년 대비 대략 17% 정도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뮤지컬 시장을 이끈 것은 라이선스 작품이었다. ‘오페라의 유령’과 ‘레미제라블’이 각각 14년, 9년 만에 라이선스로 공연됐고 스테디셀러인 라이선스 뮤지컬 ‘레베카’ ‘데스노트’ ‘몬테크리스토’ ‘맘마미아!’ ‘드라큘라’가 높은 관객 호응을 얻었다. 2016년 이후 대형 창작 뮤지컬 한두 편이 꾸준히 매출 5위권 안에 포함됐던 것과 달리 지난해는 창작 뮤지컬 중 ‘벤허’가 유일하게 9위로 10위권에 들었다. 기대를 모은 초연 대형 창작 뮤지컬 ‘베토벤’은 관객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2022년 뮤지컬 시장의 호황은 여름방학과 겨울 성수기에 대형 뮤지컬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티켓 매출이 치솟은 덕분이었다. 반면 지난해엔 12월 성수기와 3월 비수기를 제외하고는 월별 매출액 차이가 크지 않았다. 대형 뮤지컬이 고르게 포진돼 고른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올해 뮤지컬 라인업이 발표됐다. ‘노트르담 드 파리’ ‘지킬 앤 하이드’ ‘시카고’ ‘하데스타운’ 등 히트 뮤지컬과 디즈니 히트작 ‘알라딘’ 브로드웨이 최근작 ‘디어 에반 핸슨’ 등이다. 그 어느 해보다 화려한 라인업이지만 시장 상황은 밝지 않다. 지난 연말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레베카’ ‘벤허’ ‘몬테크리스토’ ‘시스터 액트’ 등 초호화 라인업으로 대형 공연장을 채웠는데 2022년 연말 수준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고, 올해 초에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지난해는 1, 2월에 뮤지컬 티켓 판매액이 400억 원대 중반을 기록하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올해엔 300억 원대 중반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레미제라블’ ‘드라큘라’ ‘레베카’ ‘몬테크리스토’ 등 작품 라인업이 나쁘지 않지만 지난해 같은 시장의 활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팬데믹 이후 콘서트 시장이 완전히 활기를 찾았고, 해외 여행 역시 자유로워져 뮤지컬과 경쟁할 만한 대체 여가 프로그램이 늘었기 대문이다. 경기도 좋지 않다.
올해 뮤지컬이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록을 쓸 수 있을까. 우수한 해외 뮤지컬 라인업만으로는 힘들 것이다. 다양한 관객에게 다가서려는 노력, 우수한 창작 뮤지컬 개발로 한국 뮤지컬 시장 환경을 바꿔 나가야 할 때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