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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촉구…“처벌이 능사 아냐”

입력
2024.01.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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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국무회의 주재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를 16일 국회에 요청했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처벌은 우리 헌법 원칙상 분명한 책임주의에 입각해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시간을 조금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과 같은 중대 산재가 발생할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ㆍ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형, 10억 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토록 하고 있다. 2021년 1월 50인 이상 사업장부터 시행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이달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기업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유예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현장의 영세한 기업들은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고 한다”며 “정부가 취약분야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경제단체도 마지막 유예 요청임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국회는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 폐지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얼마 전 연탄 세 장으로 버티는 미등록 경로당 관련 기사를 보고 참 가슴이 아팠다”며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지자체를 향해 미등록 경로당을 전수조사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기존 부담금의 폐지 또는 통합을 골자로 하는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법정부담금은 정부의 행정 편의상 조세에 준하는 형태로 징수돼 왔다. 1991년부터 외교부가 여권 발급자 대상으로 1만5,000원(10년 유효 복수여권 기준)을 걷어온 국제교류기여금, 문화체육관광부가 2007년부터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람객을 대상으로 입장권 가액의 3%를 징수한 영화입장권부과금 등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환경오염을 막거나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긍정적인 부담금도 물론 있지만, ‘준조세’나 ‘그림자 조세’로 악용되는 부담금이 도처에 남아 있다”며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실제로 덜어드리려면, 91개에 달하는 현행 부담금을 전수조사해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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