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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굶어, 국밥 한 그릇만"... 생활고 40대 호소에 누리꾼 온정 쏟아졌다

입력
2024.01.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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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A씨, 생활고로 "국밥 사달라" 호소
18만 원 받아… "몇 달 만에 따뜻한 국 먹어"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사흘을 굶어 국밥 한 그릇만 사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40대 남성에게 온정의 손길이 쏟아져 감동을 주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사흘을 굶어 국밥 한 그릇만 사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40대 남성에게 온정의 손길이 쏟아져 감동을 주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흘을 굶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한 40대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40대 남성이라고 밝힌 A씨는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받아서 힘을 얻어 다시 일어서려 한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사흘 전에 같은 커뮤니티에 '죄송하지만 아무나 국밥 한 그릇만 사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도움을 구했다.

어릴 적부터 가난하게 살았다는 A씨는 작은 가게를 차렸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게가 망하면서 빚더미에 앉았다. 그 후 일용직을 전전하며 최소한의 식대만 남기고 빚을 갚아왔다. 그마저도 힘든 상황이 되면서 A씨는 사흘을 굶었다. 도움을 받을 데가 없어 막막했던 A씨는 절박한 마음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움을 호소했다.

A씨는 "집 근처 식당에서 남은 밥과 김치 좀 얻을 수 있을까 하고 갔다가 쫓겨나고 (식당에서) 제 뒤로 소금을 뿌리던 모습에 멘털이 완전히 무너져 신변을 정리하다 마지막으로 큰마음을 먹고 그 글을 썼다"고 털어놨다. 최초 글을 쓸 당시 그의 닉네임은 '이제 끝낼 시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됐다.

글을 올린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A씨는 "무려 세 분이 18만 원이라는 큰돈을 보내줬다. 너무 배가 고프고 살고 싶어서 연락이 왔을 때 염치 불구하고 계좌번호를 보냈다"며 "한 분과는 통화했는데, 위로의 말을 들어서 그런지 많이 울었다"고 후기를 전했다. 그는 "통화했던 분이 설령 글 내용이 사기일 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 진짜 어려운 사정이라면 자신의 행동이 그 사람을 살릴 수도 있겠다고 했다"며 "그 말 가슴에 새겨두겠다. 남은 돈은 아껴 쓰고 버스카드 충전해서 열심히 일자리 알아보겠다"고 적었다.

A씨는 받은 돈으로 국밥을 사 먹은 인증 사진까지 공개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밥은 먹었는지 걱정해서 이렇게 밥 먹고 있다고 글을 올린다"며 "맨날 맨밥에 신김치만 먹다가 몇 개월 만에 따뜻한 국물과 고기를 먹는 것 같다. 힘내서 열심히 살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일자리도 구했다. A씨는 "도움 주신 분의 소개로 기흥에 일자리를 얻게 돼 새출발하려고 한다"며 "도움만 받고 아프다는 핑계로 허송세월 보내지 않고, 이번 도움을 발판 삼아 꼭 살아보겠다"고 말했다. 그의 닉네임은 '내일의 희망'이라는 꽃말을 가진 '안개나무'로 바뀌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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