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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고양 찍고 수원 간 尹, 총선 앞두고 與 약세 지역서 민심 공략

입력
2024.01.16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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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용인, 10일 고양, 15일 수원
여당 약세지역 찾아 전 정권 비판
"민생 다가서겠다"는 대통령 의지
3월까지 10여 차례 현장행보 예정
야당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수단"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주제의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주제의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수원을 찾아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며 경기 남부를 대한민국 반도체의 메카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와 달리 부처별 신년업무보고를 '현장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바꾼 자리에서다.

윤 대통령은 앞서 4일에는 경기 용인에서, 10일에는 경기 고양의 1기 신도시 일산을 찾아 주민들과 소통했다. 연초부터 윤 대통령의 발걸음이 닿는 지역이 용인과 고양, 수원 등 여당 약세지역이라는 점에서, 야당에서는 대통령의 간접 지원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 정권 실정 부각하면서 野 비판 패턴

윤 대통령의 신년 행보는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연결 짓지 않을 수 없다. 방문한 지역마다 지역 주요 현안이나 정부 정책들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4일 용인서 열린 토론회에선 소상공인 등 120만 명에 대해 최장 9개월까지 납부 기한을 연장해주고, 인구소멸지역의 집을 한 채 살 경우 1주택자와 동일한 세금 혜택을 주는 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10일 고양에서도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고, 이날 수원에도 경기 남부에 들어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3월까지 10여 차례 진행될 현장 토론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 등 폭발력 있는 정책 이슈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정책 발표 → 야당 비판 → 생중계' 방식으로 전 정권의 실정 책임을 야당 탓으로 부각하는 패턴도 비슷하다. 고양에서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선 "다주택자를 집값 올리는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해서 징벌적 과세를 하는 건 너무나 잘못"이라고 했고, 이날도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효력 연장을 언급하면서 "큰 기업들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 힘들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은 거짓 선동에 불과하다"고 야당을 겨눴다.

대통령실과 여권에선 총선과의 연관성에 선을 긋는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대통령이 직접 응답을 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10여 차례 모두 대통령실이나 과거 업무보고 장소였던 청와대 영빈관이 아닌 현장이 될 것"이라며 "집권 3년 차를 맞아 민심에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행보"라고 말했다.

文 정부 때도 똑같은 논란 반복

그러나 총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이 방문한 용인과 고양, 수원은 인구 100만 명 이상의 특례시로 수도권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수도권 참패 진원지이기도 하다. 실제 공석인 용인갑 지역을 뺀 12개 지역구 중 무소속인 김진표(수원무) 국회의장을 제외하면, 11개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가 야당 소속이다. 심상정(고양갑) 정의당 대표를 제외하면 10명의 지역구 모두를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최근 여론조사 흐름상 충분히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경기·인천의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36%)과 민주당(37%)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3개월 만에 차출로 논란이 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날 '반도체 메가시티' 구상을 내걸면서 수원병 출마를 선언하고,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이 일찌감치 용인갑에 출사표를 던진 것도 여권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윤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발표에 대해 “부동산 경기 안정화에 노력해야 할 대통령이 집값을 띄워 표를 얻어 보려는 얄팍한 심산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대통령의 행보는 전 정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20년 21대 4월 총선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7회에 걸쳐 현장 행보를 했다는 이유로 야당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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