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기술력 붙인 골프화, 한겨울 필드에서도 끄떡없었다

입력
2024.02.15 07: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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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프로스펙스 함께 만든 '그랜드슬램82 HK'
낮은 산 등반, 일상에서 활용도 '딱'


지난달 10일 경기 가평군 한 골프장에서 시착한 한국타이어-프로스펙스 협업 골프화 그랜드슬램82 HK. 박서강 기자

지난달 10일 경기 가평군 한 골프장에서 시착한 한국타이어-프로스펙스 협업 골프화 그랜드슬램82 HK. 박서강 기자


지난달 10일 경기 가평군 한 골프장. 한겨울 아침인지라 미끄러움 걱정이 앞서 스파이크 없는 골프화 착용이 몹시 부담스러웠지만 첫 홀을 소화한 뒤부터는 되레 자신감이 붙었다. 서리 얹힌 인조잔디 티박스에서는 물론 서리가 녹아 촉촉히 젖은 필드의 잔디 위에서도 미끄러움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LS네트웍스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손잡고 만든 '그랜드슬램82 HK'는 심플한 디자인에 첨단 기술이 담겼다.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의 세 번째 협업 작품인 이 제품은 프로스펙스의 인기 상품인 '그랜드슬램82'의 아웃솔(밑창)에 한국타이어의 고성능 레이싱 타이어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고무 컴파운드(혼합물)를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로스펙스는 2022년 1월부터 한국타이어와 협업한 이색 상품들을 내놨다. 그 첫 시도로 ①올웨더 타이어 '키너지 4S2'의 트레드(노면과 닿는 타이어 표면) 패턴을 아웃솔에 적용한 운동화를 선보였고, 두 번째 협업에서는 ②레이싱 타이어 컴파운드를 활용한 고기능성 카본 러닝화 '에너젯 플러스'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의 혁신 기술력과 디자인을 담은 '에너젯 아이온'을 내놓았다.



스윙 흔들려도 신발 탓 못 하겠네

지난달 10일 경기 가평군 한 골프장에서 시착한 한국타이어-프로스펙스 협업 골프화 그랜드슬램82 HK의 밑창. 김형준 기자

지난달 10일 경기 가평군 한 골프장에서 시착한 한국타이어-프로스펙스 협업 골프화 그랜드슬램82 HK의 밑창. 김형준 기자


두 회사의 골프화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랜드슬램82 HK에는 전기차(EV) 전용 퍼포먼스 타이어인 '아이온 에보'의 패턴을 적용해 미끄럼 방지 기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스파이크 없이도 일반 골프화의 밑창보다 더 뛰어난 접지력과 마찰력을 갖췄다는 게 두 회사의 공통된 설명이다. 두 가지 디자인 모두 바탕은 흰색인데 흰색 프로스펙스 로고에 초록색 폰트가 새겨진 모델과 검은색 로고에 흰색 폰트가 새겨진 모델로 나뉜다. 이날 착용해 본 골프화는 흰색 로고에 초록색 폰트가 적용된 모델이었다.

이날 오전 8시쯤 찾은 골프장은 대부분의 코스가 젖어있는 가운데 그늘진 위치에서는 땅이 얼어있는 부분도 더러 있었다. 스윙은 꾸준히 흔들렸는데 그걸 신발 탓으로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착화감은 안정적이었다. 그랜드슬램82 HK는 특히 샷이 좌우로 흩어진 전반 라운드에서 빛을 발했다. 티샷이 언덕에 걸치거나 아이언샷은 유독 벙커로 향하는 일이 많았는데 스파이크 없는 신발이란 특성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미끄럼 방지 효과는 뛰어났다. 부드러운 극세사 안감도 착용감을 높여줬다.



스니커즈와 다름없는 디자인

최근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시착한 한국타이어-프로스펙스 협업 골프화 그랜드슬램82 HK.

최근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시착한 한국타이어-프로스펙스 협업 골프화 그랜드슬램82 HK.


이날 느낀 단점이라면 흰색 바탕의 신발이 쉽게 더럽혀진다는 점과 방수 기능이 아쉽다는 점 정도다. 다만 세척을 하고 나서는 일상생활을 할 때 신어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골프화로 설계된 밑창 특성만 제외한다면 흰색 바탕에 초록색 폰트가 적용된 스니커즈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왼발 뒤꿈치엔 '프로스펙스'를, 오른발 뒤꿈치엔 '한국(타이어)'을 영문으로 새겨 넣어 포인트를 준 점도 특징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①골프를 소재로 고객들과의 소통 접점을 넓히고 ②글로벌 브랜드 '한국(Hankook)'을 일상 속에 녹여내며 ③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며 상품 기획 의도를 전했다.

신발 밑창의 타이어 소재와 패턴이 빛난 곳은 또 있다. 등산화를 신기에는 부담스럽고 운동화를 착용하기엔 미끄러움이 우려되는 낮은 산을 오르내릴 때도 꽤 쓸모 있었다. 이튿날 서울 인왕산을 오르내릴 때 착용해 본 그랜드슬램82 HK는 등산로나 바위 언덕에서도 민첩한 보행이 가능했다. 산을 내려왔을 땐 다시 '일상화 모드'다. 에어건으로 먼지만 털어내도 일상화로서 크게 손색이 없다. 등산을 마친 뒤 다른 약속 장소를 간다거나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할 때 '등산객 아닌 척'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가평=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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