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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가 첫 주 5만 명… ‘길 위에 김대중’ 소리 없이 강한 흥행

입력
2024.01.14 15:00
수정
2024.01.15 18:3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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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만족도 나타내는 골든에그지수 99%
'문재인입니다' 못지않은 흥행 기세 보여
"김대중 같은 정치인 없나... 아쉬움이 영향"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5공화국 당시 가택연금 상태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전민조 사진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5공화국 당시 가택연금 상태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전민조 사진가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이 흥행 전선에서 선전하고 있다. 상영 첫 주 관객 5만 명 이상을 모으며 흥행 반란을 도모하고 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길 위에 김대중'은 이날 오전 누적 관객 5만5,000명을 기록했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 첫 주 관객 5만 명 이상을 모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길 위에 김대중’은 지난 10일 개봉했다.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의 정치 입문 계기, 소장 정치인에서 야권 유력 정치인으로 도약하기까지의 과정, 유신정권과 신군부의 탄압에 맞선 민주화 투쟁을 담고 있다.

일요일 관객 수가 토요일보다 많을 듯

‘길 위에 김대중’의 흥행 선전은 좌석판매율(상영 영화관 전체 좌석 중 관람권이 팔린 좌석 비율)에서 감지할 수 있다. 13일 좌석판매율은 15.4%다.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드문 수치다. 14일 오전 관객은 7,300명가량이다. 이날 전체 관객 수는 전날(1만173명)보다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일요일 관객 수는 토요일보다 적다. ‘길 위에 김대중’의 일요일 관객 수 증가는 흥행 뒷심이 붙고 있다는 신호다. ‘길 위에 김대중’에 대한 CGV 골든에그지수는 99%다. 관객 100명 중 99명이 영화에 만족했다는 의미다.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의 미지막은 1987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지역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으로 장식된다. 명필름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의 미지막은 1987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지역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으로 장식된다. 명필름 제공

최근 정치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중 관객의 시선을 잡은 건 '그대가 조국'(2022·33만 명)과 '문재인입니다'(2023·11만 명) 정도다. '그대가 조국'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을, '문재인입니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전원생활을 각각 다루고 있다. 팬덤이 강한 현존 인물을 그렸다. 정치적으로 인화성 강한 소재이기도 하다. '길 위에 김대중'은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지난 3일)이라는 이벤트를 동반하나 화제성은 앞 두 영화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관객 동원력은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상영 첫 주 '그대가 조국'은 15만7,533명, '문재인입니다'는 7만4,721명을 각각 기록했다.

극장 밖 특별 상영회도 잇달아

여느 영화들과 달리 극장 밖 상영을 요청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극장 상영이 이뤄지지 않은 전북 익산시, 강원 철원군 등에서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특별 상영회를 열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일본 도쿄 등 해외 동포들이 거주하는 세계 30개 도시에서도 상영되고 있다.

잘 안다고 생각했으나 잘 몰랐던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상세히 알게 해 준 점이 흥행 요인이다. 소신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타협을 마다하지 않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이력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영화에는 박정희 정부 당시 한일협정 체결을 강력 반대했던 야권 기류와 실리를 따져 조건부 찬성했던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다. 1980~1982년 수감생활 모습이 자세히 표현돼 있기도 하다. '길 위에 김대중' 관계자는 "중장년층 관객 비중이 아직 높은 편이나 젊은 층 관객도 늘어나고 있다"며 "김대중 같은 정치인이 지금 왜 없냐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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