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강진 2주 만에 첫 현장 방문…지진 직접 피해 아닌 사망자도 증가

입력
2024.01.14 17:58
수정
2024.01.14 18:12
12면
구독

단수·정전 계속돼 피난소 열악
건강 악화해 '관련 사망' 발생
가설 주택 착공 등 대책 마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노토반도 강진 발생 후 2주일이 지난 14일 처음으로 피해 지역인 이시카와현 스즈시의 피난소를 방문해 피난민들의 호소를 듣고 있다. 스즈=교도 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노토반도 강진 발생 후 2주일이 지난 14일 처음으로 피해 지역인 이시카와현 스즈시의 피난소를 방문해 피난민들의 호소를 듣고 있다. 스즈=교도 AP 연합뉴스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한 뒤 2주 만에 처음으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 춥고 비위생적인 피난소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건강 악화로 사망하는 '관련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기시다 총리는 대책 마련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NHK방송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육상자위대 헬리콥터로 와지마시 항공자위대 기지에 도착한 뒤 피난소로 사용되고 있는 와지마중학교를 방문했다. 현장 관계자는 "감염증 환자 발생이 잇따르고 있다"고 실태를 설명한 뒤 "하루빨리 가설 주택을 지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주민 의견을 전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여러분의 생각을 확실히 받아들이겠다.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 강진이 닥친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지난 11일 피난민들이 생활하는 모습. 피난소가 충분한 피난민을 수용하지 못해 비닐하우스나 자동차에서 피난하는 사람도 많다. 와지마=교도 AP 연합뉴스

새해 첫날 강진이 닥친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지난 11일 피난민들이 생활하는 모습. 피난소가 충분한 피난민을 수용하지 못해 비닐하우스나 자동차에서 피난하는 사람도 많다. 와지마=교도 AP 연합뉴스


추운 피난소에서 지병 악화해 사망도

강진 피해가 집중된 노토반도 중북부 지역은 끊어진 도로가 서서히 복구되고 지원 물자가 도착하는 등 상황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단수와 정전이 계속되고, 피난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관련 사망자'가 늘어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관련 사망자란 무너진 집에 매몰되는 등 지진 자체로 사망한 사람과 달리, 피난 생활을 하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악화해 숨지는 경우를 뜻한다.

일례로 이시카와현 노토초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던 86세 남성은 지난 9일 건강이 악화해 병원으로 호송됐으나 급성신부전으로 사망했다. 오랫동안 어업에 종사한 이 남성은 심장과 폐 질환이 있었으나 피난소에 난방이 안 돼 밤에 잠을 자지 못하다 상태가 악화했다.

이시카와현이 밝힌 관련 사망자 수는 14일 오후 2시 기준 13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이번 강진 전체 사망자(221명) 중 5.8%에 해당한다. 현재 2만 명가량이 이시카와현 내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데다 폭설이 내리는 등 추운 날씨가 계속돼 관련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새해 첫날 강진과 화재로 무너지고 불타버린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아침시장 부근에서 12일 소방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와지마=지지 EPA 연합뉴스

새해 첫날 강진과 화재로 무너지고 불타버린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아침시장 부근에서 12일 소방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와지마=지지 EPA 연합뉴스


2차 피난소 확보, 가설 주택 건설 등 대책 마련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숙박 시설이나 청소년 시설 등에 '2차 피난소'를 확보하고 가설 주택을 건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인근 지역 숙박 시설 등에 의뢰해 2개월간 약 2만5,000명이 지낼 2차 피난소를 준비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피해 지역 중학생들은 150㎞ 떨어진 이시카와현 남부 청소년 시설에 단체로 피난시키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13일 와지마시와 스즈시에선 각각 50호와 65호의 가설 주택이 1~2개월 내 완공을 목표로 착공됐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