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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故 이선균 법 제정 촉구, 영화인들이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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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故 이선균의 여파가 아직도 거세다. 봉준호 감독을 필두로 배우 김의성과 가수 윤종신 등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외쳤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를 위한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우 최덕문이 사회를 맡았으며 봉준호 감독·이원태 감독·장항준 감독·민규동 감독·가수 윤종신·배우 김의성·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 등이 참석했다.
29개 문화예술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는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작고한 故 이선균의 죽음을 두고 수사기관의 부적법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 제2의 피해자가 더 이상 나와선 안 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공보책임자가 아닌 수사업무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자 등으로부터 수사사건 등의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경우 부적법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 공개 요청이 골자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 음성판정이 언론에 공개된 사례를 짚으며 제공된 경위를 강하게 물었다. 또 3차례에 걸친 소환절차 모두 고인이 출석 정보를 공개로 한 점, 당일 고인의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조치 미비가 적법한 범위 내의 행위인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9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40대 톱배우 L씨 등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위반(향정신성) 혐의로 입건 전 조사했는데 이 과정에서 故 이선균이 마약 사건과 협박을 받고 3억 원 가량을 건넨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유튜브 등을 통해 사적인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크게 일었다. 뿐만 아니라 고인의 장례가 마련된 날 유서가 세상에 알려졌고 소속사는 유서를 보도한 기자를 고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경찰이 유족 요청에 따라 유서 내용을 비공개하겠다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故 이선균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는 종결됐으나 그의 사망 직후 인천경찰서에 대한 비판이 크게 일었다. 故 이선균이 강압 수사에 대한 심적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인천경찰서는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문화예술인 연대회의 측은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고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형사사건 공개금지와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에 대한 점검과 필요한 법령의 제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우 한효주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한 기자회견 현장 사진을 게시하면서 지지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표했다. 코미디언 박명수도 자신이 진행하는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법적인 처벌과 결과가 안 나왔는데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 연예인은 물론 비연예인도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밝히지 않았는데 공개가 되면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라고 소신 발언했다.
결국 이는 피의자 인권 보호와 직결돼 있다. 피의자가 연예인,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해서 인권 보장을 받지 못했던 상황에 대한 비판이다.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모호한 경계에 있는 취지를 두고 입법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스타의 사생활은 알 권리에 해당하지 않는다. 알 권리는 정치적 영역에 적용된다. 스타들의 사생활을 보는 것은 관음증이다. 그걸 수사기관에서 공표하는 것과 언론 보도는 적절하지 않았다. 포커스는 마약 혐의이며 마약 수사 관련과 사생활 폭로는 전혀 다른 문제다. 경찰은 수사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또 기소되지 않은 사실을 왜 공표하냐. 현재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영화계 관계자 A씨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받고 난도질을 당한다. 그 사건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언론 대대적으로 그의 사적인 대화 내용, 음성들을 공개하며 궁지에 몰렸다"라면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 이제야 조성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상을 마감한 스타들을 위한 안전장치의 필요성이 그간 꾸준히 제기됐으나 이제서야 촉구됐기 때문이다.
영화 업계 뿐만 아니라 드라마 산업 등 연예계 종사자들 약 2,000명이 동참한 이 파동이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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