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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오만만서 미국 유조선 나포"… 중동 원유 항로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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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주장했다. 홍해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까지 분쟁에 휘말리며 국제 원유 항로 긴장이 치닫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해군이 이날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오만만은 이라크에서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아라비아해로 향하는 아라비아 반도 주요 항로다.
앞서 영국 해양 관계기관들은 이날 오전 정체 불명의 무장 세력이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고 밝혔다. 선장이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와 통화하던 도중 수화기 너머로 갑자기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린 뒤 전화가 끊어졌고, 선박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군복차림 남성 6명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선박 보안업체 앰브레이는 “이들이 곧바로 감시 카메라를 가렸다”며 선박의 자동식별장치(AIS)도 꺼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뿐 아니라 레바논과 시리아 등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데, 친(親)이란 세력이 주요 표적이 됐다. 이에 이란은 수차례 보복 의사를 표명했고, 급기야 이날 세계 원유 물동량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군사 행동을 단행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예멘 후티 반군이 이미 홍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직접 개입하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로의 긴장이 고조됐다”고 짚었다.
다만 외신들은 이날 이란이 나포한 선박이 미국과 직접적으로 관련돼있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선박은 그리스 선사 '엠파이어 내비게이션'이 운용하며, 그리스인 1명과 필리핀인 18명 등 총 19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이라크 석유를 싣고 튀르키예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며, 각 정박지가 미국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선박은 과거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 98만 배럴을 싣고 있다가 미국 당국에 적발된 전력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왜 이 선박을 미국과 연결지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짚었다.
다만 이날 타스님은 선박 나포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결부시키지 않았다.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고 법원 명령에 따라 나포했다"는 게 타스님 측 주장이다. 중동 해역을 관할하는 미국 해군 5함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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