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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허리 휘는 주담대 이자 "수백만 원 줄이는" 꿀팁... 다 모았어요

입력
2024.01.21 07:00
수정
2024.01.21 09:5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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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조건, 대출상품 갈아타거나
신용점수 높아졌다면 금리인하 요구
목돈 생긴다면 중도상환이 이득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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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2,000만 원짜리 전세대출을 받은 김모씨는 매달 이자가 빠져나갔다는 애플리케이션(앱) 알람을 보면 속이 답답합니다. 처음 전세 계약을 할 때만 해도 연 2%대 초반이던 금리가 2년 새 두 배를 넘어 세 배 가까이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계약 초기엔 월 이자가 40만~50만 원 사이로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었지만, 금리가 연 6.5%까지 오르자 매달 이자만 120만 원 가까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계약 갱신일엔 연 4.5% 고정금리로 대출 조건을 바꿨습니다. 그러나 이자 부담은 여전히 80만 원이 넘습니다.

김씨처럼 매달 숨만 쉬어도 사라지는 대출이자를 보며 한숨 쉬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특히 최근 1, 2년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금리가 두 배 이상 치솟으면서 허리가 휘는 대출자가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초저금리 시기 앞다퉈 빚을 낸 이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변동금리의 무서움을 체감하고 있는 중이죠.

높은 금리에 대출 약정을 하면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알아보면 대출이자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지금부터 대출이자를 줄일 수 있는 '꿀팁'들을 소개해 볼게요.

①대환대출: 더 싼 금리 상품 갈아타기

분기별 대출금리 변화. 그래픽=송정근 기자

분기별 대출금리 변화. 그래픽=송정근 기자

첫 번째 추천은 요즘 가장 '핫'한 대환대출, 즉 대출 갈아타기입니다. 카카오페이나 토스, 은행 자체 앱 등 대출 비교가 가능한 플랫폼에서 더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는 대출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원래도 존재하던 제도지만, 최근 정부가 통합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훨씬 쉽고 간편해지자 이용자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신용대출 갈아타기는 지난해 5월 말 시작됐고, 이달 9일부터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달 31일부터는 전세대출로 범위가 넓어집니다.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7개월간 10만5,696건의 대출을 이동시켰습니다. 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탄 대출자의 평균 이자 절감 폭은 약 1.6%포인트로, 1인당 연간 54만 원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축은행에서 금리 연 15.2%에 8,000만 원을 빌린 한 대출자는 은행의 연 4.7% 상품으로 갈아타는 데 성공했고, 한 은행에서 1,500만 원을 연 9.9%에 빌린 또 다른 대출자는 다른 은행의 연 5.7%짜리 상품으로 옮겨 탔다고 하네요. 1년에 많게는 수백만 원을 아낄 수 있는 셈입니다.

카카오페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화면. ①아파트 주소를 입력하고 챗봇 질문에 답하면 ②대출 가능한 상품 목록을 찾아 주고, ③이 중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④본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리와 한도를 분석해 알려준다. 전 과정은 2~3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카카오페이 캡처

카카오페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화면. ①아파트 주소를 입력하고 챗봇 질문에 답하면 ②대출 가능한 상품 목록을 찾아 주고, ③이 중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④본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리와 한도를 분석해 알려준다. 전 과정은 2~3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카카오페이 캡처

이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본인이 받은 대출 정보와 한도, 금리를 먼저 확인합니다. 플랫폼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연결된 금융사에서 나의 대출과 자산 정보를 받아오고, 이를 분석해 보다 유리한 조건의 대출 상품을 함께 제시해 줍니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대출 상품과 비교해 금리가 낮거나 한도가 높은 상품들이죠. 목록 중 갈아타고 싶은 상품을 선택하면 해당 금융사로 연결되고, 요구하는 서류를 앱을 통해 제출하면 됩니다. 2~7일 후면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어요. 굳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쉽고 빠른 데다 간편하기까지 하죠.

다만 주의 사항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10억 원 이하 △연체 없는 대출만 갈아타기가 가능합니다.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 등 저금리 정책금융상품, 중도금·잔금대출 등 시행사가 금융기관과 협약해 제공하는 상품은 대환대출이 제한됩니다. 전세대출은 실행 후 3개월부터 임차계약기간 2분의 1이 지나기 전까지만 갈아타기가 가능해요. 전세계약 갱신 때는 계약기간 만기 2개월 전부터 15일 전까지 해당되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대출이 대환 대상에 해당되는지 확인해 보세요. 해당한다면 '밑져야 본전', 당장 익숙한 앱을 열고 대환대출을 알아봅시다. 참고로 대환 신청 심사 결과 부결이 2차례 이상 나더라도 신용점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네요.

②금리인하요구권: 높아진 신용점수 덕 보기

지난해 2월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창구에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창구에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대출을 받은 사람이 직접 은행에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법에 의해 보장된다는 사실도 기억하세요. 과거엔 업권별로, 금융사별로 표준약관이나 모범규정에 정해놓고 자율적으로만 시행돼 왔는데요, 2019년 6월부터는 완전히 법제화하면서 의무 사항이 됐습니다.

물론 아무 때나, 아무나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건 아니겠죠. 대출을 받은 뒤 △취업 △승진 △전문자격 취득 △재산 증가(부채 감소) △신용점수 상승 등의 요건이 발생해야 해당됩니다. 통상 대출 조건을 신용도에 따라 정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달라졌다면 대출 조건도 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개인사업자·기업은 재무상태가 개선됐다거나 특허취득 등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상황이겠네요. 신용도가 금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책금융상품 등을 제외하면 주담대부터 신용대출이나 전월세보증금대출, 심지어 자동차 할부도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금리인하를 요구하려면 앱 등을 통해 금융사에 신용 상태가 '현저히 변화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예컨대 가계소득이 증가했다면 건강보험료납입확인서나 소득금액증명원 등을 제출해야겠죠. 금융사는 10영업일 이내 금리인하 요구 수용 여부를 결정해 대출자에게 알리도록 돼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18.8(하나은행)~69.1%(NH농협은행) 수준이었습니다. 6개월간 금리를 연평균 0.254%포인트 인하해 총 100억8,300만 원을 깎아줬다고 하네요.

③중도상환: 목돈 생길 계획이라면

대출을 갚던 중 목돈이 생겼다면 중도상환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원금 규모를 줄이면 그만큼 내야 하는 이자도 줄어드니까요. 통상 은행에서는 중도상환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주담대에 대해 1.2~1.4%, 신용대출은 0.6~0.8%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붙는다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금융사가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대출이자액이 줄어든다는 이유가 더 크겠죠.

잘 계산해 보면 수수료를 내더라도 중간에 한 번 큰돈을 갚는 편이 돈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연 4% 고정금리에 10년 만기로 1억 원을 빌렸다고 가정하면, 내야 하는 총이자액은 약 2,150만 원입니다. 그런데 2년 만에 2,000만 원의 목돈이 생겨 중도상환하면 총이자액은 1,800만 원가량으로 줄어듭니다. 수수료 약 22만 원을 감안하더라도 총 300만 원 넘게 아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정책금융상품엔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경우가 많고요, 대부분 금융사에서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줍니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2월부터 시작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정책을 내년 6월까지 이어가기로 한 상태니, 목돈이 생길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참고하는 편이 좋겠네요.

④원금균등분할상환: 대출받기 전이라면

상환 방식별 대출이자 차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상환 방식별 대출이자 차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만약 아직 대출을 받기 전이라면 최대한 이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겠죠. 대출 상환 방식은 크게 ①원금균등분할상환 ②원리금균등분할상환 ③만기일시상환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신용대출로 대표되는 만기일시상환 방식을 제외하면 보통 주담대를 신청하는 대출자는 ①과 ②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초기 원금 상환 부담을 감내할 수 있다면 ①을 선택하는 게 대출이자 총액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똑같이 연 4% 고정금리에 10년 만기로 1억 원을 대출했다고 가정하면 ①의 총이자액은 2,017만 원이지만 ②는 2,150만 원입니다. 약 130만 원의 차이가 나죠. 매달 같은 금액(약 101만 원)을 갚는 ②와 달리 ①은 원금을 상환기간에 똑같이 나누고 남은 금액에 대해 이자를 붙이기 때문에 갈수록 이자액이 줄어듭니다. 초기 납부액(약 117만 원)이 마지막 납부액(약 84만 원)보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여력이 된다면 선택해 볼만 합니다.

다행히 올해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전망됩니다. 전체적으로 대출자의 숨통이 조금은 트일 수 있겠네요. 다만 대출 상품에 따라 금리 인하가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여러 제도를 활용해 똑똑하게 대출이자를 줄여 봅시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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