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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창고서 개발한 이동식 농장으로 창업 3년 만에 CES 최고혁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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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도 없는 시골마을 창고에서 제품 개발에 몰두해 3년 만에 세계에서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있다. 9일(현지시간) 개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이동식 농장 ‘에어팜’ 개발 업체 ‘미드바르’다. 경북 포항시 한동대 졸업생 서충모(33)씨가 환경오염과 이상기온으로 농경지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식량 고갈을 걱정하다 동문들과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작물에 필요한 물은 공기 중 떠다니는 수분을 응집해 재사용할 수 있어, 물이 귀한 사막이나 전쟁터, 재난 현장에 안성맞춤이다. 미드바르란 이름도 고대 히브리어로 ‘광야처럼 척박한 땅’을 뜻한다.
미드바르가 만든 에어팜은 공기를 주입하면 반나절 만에 20피트 컨테이너 크기(길이 6,058 mm 폭 2,438mm 높이 2,591mm) 농장이 탄생한다. 서 대표는 “키즈카페에 가면 볼 수 있는 에어바운스 형태”라며 “공기를 주입하면 컨테이너 만한 농장이 되고 빼면 다시 납작해지는데 식물 생장에 필요한 물, 공기, 빛을 조절하는 장치를 다 갖췄다”고 소개했다.
에어팜의 핵심 기술은 물 절약이다. 물을 뿌리에만 분사하는데, 식물이 뿌리에서 흡수하고 남은 물을 잎에서 수증기로 증발시키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때 공기로 빠져 나온 물을 응집하고 다시 뿌리에 분사해 아끼는 방식이다. 같은 작물을 키울 때 일반 컨테이너 농장이 수확 때까지 4,000ℓ 이상의 물을 쓴다면 에어팜은 16분의 1 수준인 250ℓ면 충분하다. 서 대표는 “스마트팜 하면 대형 수조에 뿌리를 담그는 수경재배 형태지만 에어팜은 다르다”며 “최첨단 정보통신기술로 최적의 양을 찾아 시간에 맞춰 자동 분사해 물이 아주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에어팜은 철판으로 만든 컨테이너 농장과 달리 텐트처럼 쉽게 펼칠 수 있고 가격도 3분의 1 수준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조작 가능하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는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3번 동행했고,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도 했다. 올해는 한국국제협력재단의 공적개발 원조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에어팜을 보급한다.
서 대표는 초고속 성장 비결로 모교의 전폭 지원을 꼽는다. 그는 “처음 터를 닦은 시골창고도 교수님이 공짜로 빌려주신 곳"이라며 "특허 등 법률적 지원이 필요할 때 학교와 동문 도움이 컸고 경북도, 포항시, 포스코 지원도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이스라엘에 해외 지사가 있지만, 포항시에서 제품 개발을 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에어팜에 이어 가정이나 좁은 공간에도 작물 재배가 가능한 프리미엄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서 대표는 “지구의 식량 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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