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낸 이재명 재판 판사 "내가 사또도 아니고... 증인 50명 사건 어떻게"

입력
2024.01.10 13:55
수정
2024.01.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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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강규태 부장판사
대학 동기 단체방에 답답함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맡다 사표를 제출한 서울중앙지법 강규태(53·사법연수원 30기) 부장판사가 대학 동기 단체 대화방에 '재판 고의 지연' 의혹과 관련해 심경을 전했다.

최진녕 변호사는 9일 유튜브 채널 '이봉규 TV'에 출연해 강 부장판사와 서강대 법학과 동기 약 40여 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올린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최 변호사는 강 부장판사와 1971년생 동갑으로 서강대 법학과 90학번 동기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강 부장판사는 대화방에 "주요 일간지에 난 대로 2월 19일 자로 명예퇴직을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상경한 지 30년이 넘었고, 지난 정권에 납부한 종부세가 얼만데 결론을 단정 짓고 출생지라는 하나의 단서로 사건 진행을 느리게 한다고 비난을 하니 참 답답하다"고 했다. 강 부장판사의 고향은 전남 해남이다.

"내가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증인이 50명 이상인 사건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참 원"이라며 "하여간 이제 자유를 얻었으니 자주 연락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들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이 대표 공판 고의 지연 의혹에 대해 억울한 심경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0대 대선 과정 중 국정감사 등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로 2022년 9월 기소됐다. 강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재판장으로 재직하며 이 사건 심리를 진행해왔다. 당초 이 사건은 4월 총선 전 1심 선고 가능성이 관측됐지만, 강 부장판사가 사의를 표하면서 재판 선고는 총선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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