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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 없는 여야 '총선 인재 영입'… 약점은 메우고 저격수는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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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에서 승부수로 띄울 여야의 '인재 영입' 경쟁이 한창이다. 각계 저명인사를 끌어들여 화력을 보강하고 약점을 메울 참이다. 하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정치 혐오와 극단의 대립 상황에서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참신한 영입 사례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총선을 90여 일 앞두고 여야 모두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영입에 초점을 맞췄다. 여야 통틀어 최연소인 윤도현(22) 자립준비청년 지원단체 대표를 비롯해 △심성훈(29) 청년사업가 △공지연(31) 변호사 △정혜림(32) SK경영경제연구소 리서치 펠로 등 영입 인재 19명 가운데 6명(31%)을 MZ세대로 채웠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젊은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카드다. MZ세대 대표 주자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하면서 공백을 메워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민주당은 험지인 부산·경남(PK)과 서울 강남 공략에 나섰다. NC소프트 전무이사 출신 이재성 새솔테크 고문은 고향 부산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180석의 압승을 거뒀지만 부산에서 18석 가운데 고작 3석에 그쳤다. 탈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아울러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강남에는 흉부외과 전문의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을 내세웠다. 20대 총선에서 치과의사·변호사 출신 전현희 전 의원이 거둔 승리를 재연할 각오다.
상대 진영을 향한 '공격 본능'은 영입 인재의 주요 역할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저격수’로 알려진 구자룡 변호사를 1차 영입 인재로 중용했다. 태영호·지성호 의원의 뒤를 이어 정부·여당의 강경 대북정책을 뒷받침할 탈북자 출신 김금혁 보훈부 정책보좌관·박충권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도 영입했다. 이에 더해 ‘금쪽이 신드롬’을 일으킨 오은영 박사를 저격한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도 합류했다.
민주당은 아예 6명 영입 인재 모두를 사실상 ‘윤석열 정권 저격수’로 꾸렸다. 기후위기·연구개발(R&D)·경찰·외교안보·의료·우주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영입 행사에서 주어만 바꿔가며 “OO 분야가 후퇴하고 있다”면서 대정부 공세의 선봉에 섰다. 동시에 운동권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은 이들을 공격수로 내세워 민주당의 족쇄로 작용해온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프레임을 희석시키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장·차관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 이기순 전 여성가족부 차관 등 관료 출신 후보군이 넘쳐난다.
민주당도 과거 정부에서 활약한 인사를 재차 발탁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박선원씨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재탕 인재’를 두고 각 당 내부에서조차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뒷말이 나온다.
각종 구설도 빠질 수 없다. 국민의힘에 영입된 공지연 변호사는 과거 ‘친족 성폭력 사건’ 변호 이력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영입 철회까지 검토했지만, 사건 수임에 결정권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넘어가기로 했다. 민주당에서는 박 전 1차장의 과거 천안함 침몰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매번 같은 방식의 영입 경쟁이 반복되면서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9일 “정치권에서 선거철마다 수많은 인재를 일회용으로 써먹다 보니 자원 자체가 고갈된 상황”이라며 “게다가 들어온 인재가 각 정당의 나팔수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신입과 기존 정치인의 차별점도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각 정당이 인재영입을 그간 해왔기 때문에 혹은 상대 정당이 하니까 할 수밖에 없는 절차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국민들도 극단적 대립이 지속되면서 영입 인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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