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으로 쓰러져 가던 삼양家 살린 며느리...'66조 라면 시장 흔든 여성' 김정수

입력
2024.01.09 15:00
수정
2024.01.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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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불닭볶음면 탄생 비화 다뤄
김정수 삶 두고 "드라마 같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뉴스1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뉴스1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불닭볶음면 신화의 주역인 김정수(60)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을 집중 해부했다.

WSJ는 6일(현지시간) '500억 달러 인스턴트 라면 산업을 뒤흔드는 여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 부회장이 삼양을 이끌게 된 스토리와 불닭볶음면 탄생 뒷이야기를 다뤘다.

WSJ는 김 부회장의 삶이 '한국 드라마의 한 장면 같다'고 평가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주인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로 결혼 이후 내조에 전념했다. 그는 삼양식품이 파산 선언을 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고 외환위기가 일어났을 당시 시아버지 전 명예회장 권유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회사가 안정을 찾자 김 부회장은 신제품위원회에 합류해 새 제품 개발에 공을 들였다.

WSJ가 특히 관심을 가진 불닭볶음면 탄생은 2010년 김 부회장이 고교생 딸과 함께했던 산책길이 계기였다. 그는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매운 볶음밥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인파를 보면서 매운 볶음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김 부회장 주도로 1년 동안 매운 소스 2톤, 닭 1,200마리를 활용해 가면서 연구한 끝에 2012년 불닭볶음면이 나왔다.

유튜브에서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유행이 되고 방탄소년단(BTS) 등 K팝스타가 직접 소개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김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처음 불닭볶음면을 맛봤을 때를 떠올리면서 "처음엔 거의 먹지 못했지만 오래 먹다 보니 갈수록 맛있고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WSJ는 불닭볶음면의 성공 요인으로 간편하고 저렴한 식사를 찾는 수요 증가를 꼽았다. 또 즉석면 시장에서 이미 자리 잡은 본 '닛신', '마루짱'과 달리 모험적인 소비자를 겨냥한 게 통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불닭볶음면은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세 배 정도 비싸지만 프리미엄 라면 중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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