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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러시아에 첨단 무기 'KN-23' 지원…"상당한 희생" 감수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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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사용한 정황이 한미 양국에 포착되면서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북한의 SRBM이 실제 전장에서 사용됐다는 점에서 이전의 시험 발사 도발과 파장 자체가 다른 데다, 미사일 거래를 통해 양국 간의 군사 밀착 역시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러시아에 SRBM을 지원한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실전 사용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SRBM은 일단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으로 추정된다. KN-23은 북한이 2018년 2월 열병식 때 공개한 뒤, 2019년 5월 첫 시험 발사에 나선 최신형 무기다.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SRBM을 제공한 사실을 한미 정보 공유 등으로 파악했으며 이후 관련 동향을 수개월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N-23은 성능면에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와 동일하게 변칙기동이 가능하다. 변칙기동이란 일반적인 포물선 궤적이 아니라 정점 고도를 지나 급강하한 뒤 재상승하는 식의 복잡한 비행궤적을 그리는 것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전 대응이 어렵고 요격도 쉽지 않다. 탄두부에 핵을 탑재하면 전술핵무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KN-23 지원을 "상당한 희생을 감수한 결정"으로 평가했다. 러시아로부터 보다 높은 수준의 군사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포탄이나 탄약 등 재래식 무기 이상의 것을 제공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도 이 같은 분석에 동의했다. 그는 "(KN-23 지원을 받은) 러시아가 북한 정찰위성의 실질적 능력 향상을 위해 위성 완제품 이전이나 기술 조력의 형태로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략적 가치로 따졌을 때 KN-23이 극초음속 무기나 해·공군 현대화 등 북한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등가성이 성립됐다는 견해도 있다.
무엇보다 북한으로서는 4년여에 걸쳐 고도화한 KN-23의 성능을 실전에서 시험해볼 수 있다는 점을 노렸을 공산이 크다. 북한은 10여 차례의 KN-23 계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발사 플랫폼 다양화 △저각 발사 △탄두 개량 △대형화 등을 시도해왔다. 러시아 군의 실전 사용으로 북한은 이런 고도화 과정 점검을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KN-23은 가성비 높은 무기다. 러시아는 전시 상황에서 양산 체계를 가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탄·미사일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외신 보도와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란, 미얀마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무기 수급에 나서고 있으며, 인도에 팔았던 미사일마저 되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호환성, 성능, 가격 측면에서 러시아가 바라는 최적의 무기 거래 파트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컨테이너 박스 3,000개 이상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들어갔으니 조립식 플랜트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무기 양산 체계를 보냈다면 러시아 입장에선 싼값에 큰 도움을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미사일뿐만 아니라 포탄이나 방사포 등을 조립할 수 있는 조립식 플랜트까지 제공, 향후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지원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교부는 이날 북러 간 SRBM 거래를 강하게 비판했다. 외교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도출 당사자인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받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정부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미일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러북 군사협력 문제에 엄정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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