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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2인자 사망에 이란 군 추모식에서 폭발... 확전 위기 고조

입력
2024.01.04 00:55
수정
2024.01.0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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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격에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사망
미군에 암살된 이란 군 실세 추모식서 폭발
잇따른 사건에 가자전쟁 커지는 확전 우려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에서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폭발한 건물 주변으로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주요 외신은 공격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전했다. 다히예=AP 연합뉴스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에서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폭발한 건물 주변으로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주요 외신은 공격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전했다. 다히예=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에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시설을 기습 공격하는 과정에서 하마스 정치국 '2인자'가 사망했다. 지난해 10월 7일 개전 후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의 거점이 있는 국경 지대에 공격을 가한 적은 있지만, 베이루트 쪽으로 군사 작전을 편 것은 처음이다.

이튿날에는 4년전 미군에 암살당한 이란 군부 최고 실세였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의 추모식에서 폭발이 일어나 100여명이 사망하는 등 가자지구 전쟁이 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베이루트 남쪽 외곽 도시 다히예에 있는 하마스 사무실에 드론이 날아들었다. 건물은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그 결과 최소 6명의 하마스 수뇌부 인사가 숨졌는데, 여기엔 살레흐 알아루리(58)도 포함됐다.

1966년 서안지구에서 태어난 알아루리는 하마스 정치국에서 이스마엘 하니예 다음으로 서열이 높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 창립 인사로,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작전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주로 서안지구에서 활동하며, 헤즈볼라와의 연락책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스라엘은 알아루리 사망과의 연관성을 공식 인정하진 않았다. 그러나 공격에 쓰인 드론이 이스라엘방위군(IDF) 무기로 확인되는 등 배후는 이스라엘이라는 게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하마스는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하니예 정치국장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적대 행위 확대에 대해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인질 석방·휴전 협상도 중단했다.

베이루트가 이스라엘 공격권에 들어가면서 가자지구 바깥으로의 확전 우려는 더 커졌다. 서안지구에선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복수'를 외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레바논 정부는 "우리의 주권을 침해했다. 레바논을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라며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중동 내 반이스라엘 진영 맹주인 이란도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맞서 싸우려는 저항 의지가 불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헤즈볼라는 "알아루리 암살은 대응·처벌 없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반(反)이스라엘 세력 결집으로 인해 가자지구 위주로 전개돼 온 전쟁이 중동 내 다른 지역으로 번질 위험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이란 도시 케르만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추모식 도중 폭발이 발생해 인파가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3일 이란 도시 케르만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추모식 도중 폭발이 발생해 인파가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 와중에 3일에는 이란 도시 케르만에서는 솔레이마니 IRGC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 도중 인근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나 최소 103명이 사망하고 141명이 다쳤다. 추모식에 인파가 몰렸던 만큼 인명피해 규모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IRGC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끌었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2020년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드론 폭격에 암살당한 인물이다. 아직 공식적인 폭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케르만주 부지사는 현지 언론에 "테러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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