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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컨벤션 효과 차단… 與, '피습의 역설'에 촉각

입력
2024.01.04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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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이 대표 쾌유 빌며 신중
이 대표 피습 피의자 당적 논란 예민
3달 넘게 선거 남아 영향 제한적일 수도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새해 벽두부터 제1야당 대표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민의힘이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까지 3개월 넘게 남았기 때문에 예단은 이르지만 보통 선거 직전 터진 정치인 테러 사건에서는 피해를 당한 정당의 지지층 결집이 이뤄져 선거에 승리하는 '피습의 역설' 결과도 종종 확인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격 사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이번 피습 사건은 민주당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전체의 불행한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진영을 넘어 같은 시대를 사는 동료 정치인으로서 이 대표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이 대표의 쾌유와 민주주의 위기에 초점을 맞춘 국민의힘이었지만, 속내는 복잡다단했다. 당장 한동훈 비대위원장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뒤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가 차단됐고, 민주당 지지층 결집 가능성도 커지면서 유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이날 "총선 전략이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며 "일단 사건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선거 대응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관심이 집중된 이 대표 사건의 피의자 당적 보유 여부에 예민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이런 당 내부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피습 피의자의 국민의힘 계열 정당 당적 보유 논란과 관련해 "거의 4년 전인 2020년 탈당한 동명 인물이 있으나, 인적사항이 분명치 않아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실인 양 정치적으로 왜곡해 국민의힘 문제로 몰아가려는 것은 지양할 일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현재 이 대표 피습 사건 피의자는 국민의힘 당적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치료 경과 상태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치료 경과 상태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정국 상황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과거 정치인 테러 사건 이후 피해를 당한 정당이 선거에서 유리한 결과를 손에 쥔 사례가 있어서다. 2006년 지방선거가 대표적이다.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세 도중 피습을 당했다. 수술 직후 "대전은요"라는 박 전 대통령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열세였던 대전을 비롯해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12개에서 한나라당이 승리를 거뒀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2018년 브라질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이 좌파 정당 지지자의 피습을 받고 오히려 지지율이 올라 당선된 사례도 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총선 결과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이 대표 피습 상황에 관심이 집중되겠지만, 공천을 비롯해 다양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선거에 미칠 영향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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