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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8000억 인센티브 앞세워… 올해 대입부터 수도권 20% 무전공 선발 추진

입력
2024.01.02 19:00
수정
2024.01.02 19: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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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지원사업·국립대육성사업 개편 시안
자유전공·광역모집 선발을 예산 지원과 연계
내후년 수도권 25%·국립대 30% 확대 추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I 교과서 선도 교사단, 디지털 선도학교 교원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I 교과서 선도 교사단, 디지털 선도학교 교원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가 2025학년도 대입부터 수도권 대학은 신입생의 20% 이상, 국립대는 25%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해야 수천억 원 규모의 지원 예산을 배분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새 학기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수험생(현 고2)이 치르는 올해 입시부터 '자유전공'이나 '광역모집' 정원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 수험생 개개인의 입시 전략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대학혁신지원사업(사립대 대상) 및 국립대학육성사업(국립대 대상) 개편안 시안을 공개했다. 이들 사업은 전체 지원 예산의 70%(국립대는 60%)는 미리 정해진 공식(단위비용×학생 수), 나머지는 인센티브로 성과지표에 따라 각 대학에 차등 배분하는데, 올해부터는 인센티브 지급에 무전공 선발을 조건으로 두겠다는 것이 시안의 골자다. 교육부는 "학과 간 벽을 허물고 자율전공선택제를 확대하는 대학에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안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수도권 대학은 2025학년도 입학정원의 20% 이상, 2026학년도 정원의 25% 이상을 무전공 모집해야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국립대는 2025학년도 25% 이상, 2026학년도 30% 이상을 무전공으로 모집해야 국립대학육성사업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무전공 모집은 '자유전공' 혹은 '무전공 통합모집'으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특별한 구애 없이 전공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유형1과, '인문계열' '자연계열' '첨단융합대학' 등 계열이나 단과대 단위로 모집해서 단위 내에서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유형2로 나뉜다. 시안은 유형1이 2025학년도 전체 정원의 최소 5%, 2026학년도엔 최소 10%가 돼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끔 설계됐다.

교육부는 이번 시안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연구진의 제안이라면서도 "제안을 바탕으로 대학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안을 정부안의 기초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권을 주려면 대학 입학정원의 30% 이상은 전공 벽을 허물고 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시안에 담긴 무전공 모집 구조. 교육부 제공

교육부의 시안에 담긴 무전공 모집 구조. 교육부 제공

두 사업은 예산 규모가 크고 지원 대상이 보편적이라 각 대학 재정에 긴요하다. 올해 예산은 도합 1조4,574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국립대는 37개교 전부, 사립대는 대학평가를 통과한 117개교(공립 1곳 및 국립대법인 2곳 포함)가 지원 혜택을 봤다.

이 때문에 대학들이 총 수천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포기하고 무전공 모집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정책연구진은 지원금 중 인센티브 비중을 대학혁신지원사업은 30%에서 50%, 국립대학육성사업은 40%에서 60%로 늘리는 안을 제안했다. 시안대로라면 올해 무전공 모집과 연계된 인센티브 규모는 7,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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