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복궁 낙서 교사범, 10만 원 입금자와 같은 사람 아냐"

입력
2024.01.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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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염가 판매 속아 돈 줘"
낙서 속 사이트 운영자도 수사

서울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10대 임모군이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

서울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10대 임모군이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

서울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와 관련, 당초 범인들에게 돈을 입금해 교사범으로 유력했던 당사자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인물은 "상품권을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돈을 건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종로경찰서와 서울청 사이버수사대가 합동으로 낙서 교사범을 추적하고 있다"며 "(낙서범과 교사범의 대화가 오간) 모바일 메신저를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1차 낙서를 실행한 임모(17)군은 여자친구 김모(16)양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불법영상 공유사이트 홍보글을 새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등)로 입건됐다. 임군은 모바일 메신저로 접촉한 의뢰인으로부터 "경복궁과 세종대왕상에 낙서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임군은 범행 당시 10만 원을 입금받은 것으로 조사돼 돈을 건넨 사람이 범행을 사주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로선 임군에게 입금한 사람과 낙서 교사범은 동일인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입금자를 지난달 27일 조사하고, 휴대폰 포렌식도 했으나 교사범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입금자는 문화상품권을 싸게 판다는 말에 속아 돈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서에 적힌 불법영상 사이트 운영자들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 추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면서 "사이트 운영자도 사이버수사대와 함께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방학동 화재 "발화 지점 거주자 조사 예정"

경찰은 2명이 숨진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 원인과 관련해 정밀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실시된 합동감식에선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301호 작은 방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면 담배꽁초의 화재 관련성을 포함한 거주자 조사를 할 것"이라며 "(301호에) 부부가 살았는데 모두 치료 중이라 회복 상황을 봐가며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방화문이 열려있어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는 지난달 소환 요청에 불응해 경찰이 재차 출석 요구를 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말로 정해진 출석 요구에 응답하지 않아 5일까지 출석하도록 다시 요구했다"면서 "아직 오겠다는 연락은 없다"고 전했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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