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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총장 "잣대가 굽으면 잴 수 없어... 정치적 중립에 최우선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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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2024년 신년사에서 "(길이를 재는) 자가 굽으면 제대로 잴 수 없고, 거울이 흐려지면 제 모습을 비출 수 없다"며 검찰 조직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현직 검사가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는 등 부적절한 처신이 이어지자,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형사사법을 담당하며 죄의 무게를 재는 우리는 다른 어떤 일을 하는 사람보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를 쌓는 것은 우공이 산을 옮기는 것(愚公移山)만큼 어려우나, 그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손바닥 뒤집는 것만큼 한순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석을 앞두고 정치적인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고향 동문들에게 돌려 물의를 빚었던 김상민(45·사법연수원 35기) 검사는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총선 출마용 출판기념회 홍보 글을 올렸다. '한동훈 녹취록 오보'와 '김학의 긴급출금 사건'으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는 신성식(58·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이성윤(61·23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현직 검사 신분임에도 공개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 치르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검찰 내부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뒤숭숭해진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장은 신년사를 통해 다시 한번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역설했다. 그는 "정치적 중립은 검찰이 지켜야 할 최우선 가치로서, 이를 훼손하거나 의심받게 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작은 오해의 소지도 없도록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을 함에 있어 세 번씩 생각한 연후에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떼어놓기 바란다"며 "국민의 기대에 맞도록 적법하고 적정한 절차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하게 받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 총장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세력을 동원해 형사사법기관을 흔들고 사법을 정쟁화해 국가 형사사법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아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가 검사 탄핵으로 이어진 일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총장은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우리 사법시스템의 당연한 약속이 올곧게 지켜지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빈 자리를 지키는 이노공 장관 권한대행(차관)은 신년사에서 "2024년에는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정책에 획기적 진전을 이룰 것"이라며 "피해자가 범죄 발생 초기부터 일상 회복에 이르기까지 국가를 믿고 안심하며 생활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 실현에 최우선의 목표를 두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마약에 한번 손대면 패가망신한다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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