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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은행은 상상도 못할 일"...8개월 동안 6회 '먹통'난 우체국 금융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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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금융서비스가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가 18시간 만인 31일 새벽 정상화됐다. 우체국이 5월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도입한 후 접속 장애나 오류가 발생한 여섯 번째 사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이날 "우체국 금융서비스 일부 사용자 접속 지연 해결을 위해 긴급조치를 시행한 결과 오전 1시 20분부터 서비스가 정상 재개됐다"고 밝혔다. 우체국 금융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 포스트페이는 전날 오전 7시쯤부터 접속이 안 되거나 지연되는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해당 서비스의 이용자는 260만여 명에 달한다. 장애로 인해 송금, 인출, 공과금 납부 등은 자동화기기(ATM)만 가능해 연말·신년을 앞두고 부모님과 자녀 용돈 등 출금이나 이체가 필요한 이용자 다수가 불편을 겪었다.
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현재까지 파악하지 못했다. 우본이 서버가 있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시스템 구축 사업자 등과 함께 장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모든 이용자의 접속이 막힌 전면 장애가 아니라서 원인 파악이 까다롭다 보니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체국 금융 시스템의 인프라나 인증, 운영 관리 등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행정안전부 정부24 등 전산망 마비 사태는 42일간 조사 끝에 개발 오류, 작업자 실수 등이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우체국 금융 전산 시스템 장애가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우본은 2000년 금융 시스템을 도입한 후 23년 만인 올해 5월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 총 3,420억 원 규모 프로젝트로 SK C&C,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 케이씨에스, 알앤비소프트, 바이브컴퍼니 등 5개 컨소시엄 주 사업자와 20여 개 소프트웨어(SW) 기업이 하도급 업체로 참여했다. 우본 관계자는 "현재는 우본에 구축된 시스템을 최종적으로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으로 이관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차세대 시스템 도입 직후인 5월 8일 접속량 급증으로 12시간 넘게 일부 서비스의 1차 오류가 발생했다. 이후 7월에는 자동이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1,700여 개 기관의 계좌 예치금이 아닌 우체국 금융자금관리서비스(CMS) 통합관리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입금 처리되는 이체 오류, 백업 관리 프로그램 오류로 스마트뱅킹 접속 장애가 각각 있었다. 8월에는 인증처리 서버 부하로 28분 동안 체크카드 및 간편인증 서비스가 지연되기도 했다. 추석 연휴를 앞뒀던 9월 27일에도 1시간 넘게 접속 장애가 일어나 이체와 출금 거래가 중단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시스템통합(SI) 업체 관계자는 "민간 은행의 경우라면 접속 지연이나 계좌이체 오류가 반복되는 건 치명적이기 때문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국가기관이 민간기업에 비해 전산시스템 운용과 관리 문제를 소홀하게 다루는 게 전산 장애가 반복되는 원인이라고 본다. 전산시스템 구축 후 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한 데다 민간 기업처럼 긴밀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명주 서울여대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사고가 발생하면 재발하지 않도록 백업을 하고 다른 요인도 점검해 비슷한 오류를 예방하는 게 기본"이라며 "원인 진단뿐 아니라 기술력 보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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