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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드론 '날고', 자율주행-메타버스 '기고'…엇갈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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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290억 달러→1,000억 달러(한화 약 130조 원)’
투자업계의 적정 가치 예측이 무색할 정도다. 올해 초, 300억 달러 미만으로 책정됐던 기업 가치가 연말엔 3배 이상의 폭등세를 연출하면서다. 지난해 말부터 출시한 ‘챗GPT’와 더불어 지구촌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오픈AI의 기업 가치 변화상이다. 일각에선 무한대의 확장성을 내장한 생성형 AI가 1990년대 인터넷이나 2000년대 아이폰까지 능가할 혁명적인 게임체인저로 지목받고 있다.
올해엔 무인항공기(드론)의 존재감 또한 상당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출몰한 최신 전투용 드론은 현대전의 전략 전술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에 충분했단 평가다. 드론의 운용 능력에 따라 전쟁의 판도변화까지 꾀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배송 등을 포함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입증된 드론의 활용도도 긍정적이다.
반면 기대감을 높였던 완전무인자율주행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상용화 지역에서 잇따라 터진 안전 사고의 주범으로 지목됐고 관계 당국에선 급기야 퇴출 카드까지 꺼냈다. 해당 지역 내에선 부정적인 여론도 팽배하다. 이 사고의 중심에 섰던 자율주행차량 업체 측은 사실상 공중분해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때 미래 먹거리로 주목됐던 3차원 가상세계(메타버스) 역시 지지부진하다. 올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는 시장조사기관의 분석까지 나왔다. 메타버스를 이용할 하드웨어 기기부터 초고가인 데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콘텐츠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생성형 AI가 급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은 시들해지고 있다.
올해 '아로마스픽'에서 엇갈린 명암으로 회자됐던 주요 이슈들을 돌아봤다.
오픈AI의 챗GPT에서 촉발된 생성형 AI 돌풍은 올 한 해 동안 태풍으로 격상되면서 전 세계를 강타했다.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 IBM, 아마존 등도 앞다퉈 생성형 AI 전쟁에 참전, 올인하고 나섰다. 방대한 최신 데이터 학습 기반으로 무장된 생성형 AI의 실시간 대화 역량에 열광한 이용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실제 출시 2개월 만에 1억 명을 돌파했던 챗GPT 이용자 수는 올해 10월 말 기준, 17억 명(웹사이트 월간 방문자 수)에 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역효과도 적지 않았다. 특히 AI 악용에 따른 가짜뉴스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당장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선 AI 이미지로 조작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에 이어진 명예훼손이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도 심상치 않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자사의 출판물 저작권이 침해당했다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MS를 상대로 소송도 제기했다.
드론의 상품성은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다시 한번 재조명됐다. 당초 전력에서 열세였던 우크라이나가 군사강대국인 러시아에 초반부터 밀릴 것으로 점쳐졌지만 전선의 상황은 달랐다. 의외로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러시아도 주춤거리면서 장기전 양상에 접어든 것. 우크라이나의 핵심 전력에 전투용 드론이 배치되면서 가져온 결과였다. 전투용 드론은 불리한 진영에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인명 피해가 ‘제로(0)’인 데다, 무엇보다 가성비가 그만이다. 현재 미 공군 주력 기종인 ‘F-35 스텔스’ 전투기의 1대당 가격은 8,000만 달러(약 1,050억 원) 수준이다. 이에 비해 미 공군 측에 따르면 유인 전투기와 협력이 가능한 전투용 드론의 경우 1대당 300만 달러(약 40억 원) 선이면 충분하다. 전투용 드론이 기존 전쟁의 패러다임을 완전하게 바꾼 무기체계로 주목된 이유다. 이 밖에도 농업용에서부터 건설 현장 사전 시찰과 위험 지역의 재난 안전 구조용 등으로 드론의 활용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야심 차게 상용화에 나섰던 완전자율주행 차량은 기술적인 한계를 드러내면서 후진한 양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차량을 운영했던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인 크루즈의 완전무인택시(로보택시) 운영 중단 사태다. 지난 8월부터 24시간 로보택시 운영에 들어갔지만 크고 작은 안전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10월 말 관계 당국으로부터 운행 중단 통보를 받았다.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에선 “대중이 사용하기엔 안전하지 않다”며 크루즈 로보택시를 퇴출시켰다. 크루즈와 함께 운행에 나섰던 구글 웨이모는 여전히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불안감은 증폭된 상태다. 크루즈의 로보택시는 직접적인 인명사고에도 연관됐지만 긴급상황에서 구조차량의 통행을 방해, ‘골든타임’까지 놓치게 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내상도 컸다. 크루즈는 지난 14일 전체 직원의 24%인 약 900명에 대해 해고를 통보했다고 공지했다. 로보택시 운영 중단에 따른 회사의 공중분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관측되지만 경영 정상화를 장담하긴 어려운 국면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지목됐던 메타버스 역시 당장 운행 정지에 들어가야 할 처지다.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좀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오지 못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메타(옛 페이스북)나 MS, 디즈니 등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도 메타버스에서 속속 하차하고 있다. 사명까지 바꾸면서 메타버스에 주력했던 메타 또한 최악이다. 지난 3월 메타버스 사업의 핵심인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술과 연관된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적자는 눈덩이다. 지난 한 해 역대 최대인 137억2,000만 달러(약 16조8,600억 원)였던 메타버스의 누적 손실 규모가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매년 메타버스 분야에만 수조 원을 쏟아붓고 있는 입장에선 속 터질 일이다. 한편 지난 19일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서카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월 25일 기준, 미국의 VR 헤드셋과 AR 안경 매출은 6억6,400만 달러(약 8,678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11억 달러(약 1조4,377억 원)에 비하면 40%가량 감소한 규모다. 메타버스에 대한 ‘거품론’까지 팽배해진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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