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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새해, 즐기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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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새해가 왔다. 첫 글자 '새'(new)를 기대한다면, 전도자는 이를 두고 "헛되고 헛되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고 말한다.(전도서 1:2)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지만, 세상은 언제나 그대로다."(4). 새 시작이라 새 마음을 가져보지만, 우리의 심기일전은 역사와 우주의 대운행 앞에 가소롭기 그지없다. "해는 여전히 뜨고, 또 여전히 져서, 제자리로 돌아가며, 거기에서 다시 떠오른다." 억만년 동안 눈곱만큼도 변하지 않았다. "바람은 남쪽으로 불다가 북쪽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고 저리 돌다가 불던 곳으로 돌아간다. 모든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도, 바다는 넘치지 않는다. 강물은 나온 곳으로 되돌아가, 거기에서 다시 흘러내린다."(6-7)
울부짖고 피땀 흘려도 세상은 냉랭하다. "이미 있던 것이 훗날에 다시 있을 것이며, 이미 일어났던 일이 훗날에 다시 일어날 것이다. 이 세상에 새것이란 없다."(9). 아마 당신의 두려움처럼, 새해도 아무 변화 없이 똑같을 것이다.
기대대로 바뀌고 이루었다 하더라도 그 경험이 공식이 될 수는 없다. 사람에게 내리는 운명은 거의 '우연'에 가깝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하여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을 두고서, 나는 깨달은 바가 있다. 그것은 아무도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뜻을 찾아보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사람은 그 뜻을 찾지 못한다."(8:7, 17)
그래서 장구한 인류사와 함께 축적된 지혜는 이렇게 알려준다. "빠르다고 해서 달리기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며, 용사라고 해서 전쟁에서 이기는 것도 아니더라. 지혜가 있다고 해서 먹을 것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총명하다고 해서 재물을 모으는 것도 아니며, 배웠다고 해서 늘 잘되는 것도 아니더라."(9:11) 중년이 되어 초등학교 동창회에 가보신 분들은 모두 이 고백을 인정할 것이다. 신은 짓궂게도 내 미래의 명운을 절대 나의 손에 맡기지 않는다. "사람은, 그런 때가 언제 자기에게 닥칠지 알지 못한다. 물고기가 잔인한 그물에 걸리고, 새가 덫에 걸리는 것처럼, 사람들도 갑자기 덮치는 악한 때를 피하지 못한다."(9:12) 미래를 계산했다면 좌절할 것이고, 포기했다면 의아해할 것이다.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3:12-13) 전도자의 결론은 Carpe Diem(Seize the Day), 바로 오늘을 즐기는 것이다. 행복은 하와이 해변에 있지 않고, 늘 먹고 마시는 '일상'에 있다. 멀리 있는 미래를 앞당겨 미리 고민하는 자는 우매하다. 가까이 있는 오늘의 일상을 즐기고 만족하는 자가 새해의 승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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