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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소홀이 빚은 군 정신교육 참사... 尹 질책에 교재 전량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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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장병 정신교육 기본교재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기술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해 즉각 시정을 지시하면서 전군에 배포한 교재 2만여 권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북한과 주변국의 위협에 맞서 정신전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정부 기조에 찬물을 끼얹은 참사나 마찬가지다. 주권에 속하는 영토문제를 소홀히 다룬 국방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가 최근 일선 부대(중대급 각 1권)에 배포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는 독도가 영토분쟁 지역으로 명시돼 있다. '독도는 영토분쟁 지역이 아닌 대한민국 영토'라는 정부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한미동맹의 가치와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 한반도 주변상황을 설명하면서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이라고 적시했다.
국방부는 28일 오전만 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태연했다. 전하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당 문구는 주어가 '이들 국가(중국, 러시아, 일본)'이기 때문에, 주변 국가들이 영토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 것일 뿐 우리가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신교육 기본교재는 정부가 새로 들어서는 5년마다 발간한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인 것처럼 기술한 것을 보고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크게 질책하고 즉각 시정 등 엄중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실에도, 국제법적으로도 전혀 맞지 않는 얘기"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한 위원장은 "독도는 명백한 그냥 대한민국 영토"라며 "즉각 바로잡아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군통수권자와 여당 대표가 동시에 질타한 것이다.
이에 국방부는 "기술된 내용 중 독도 영토분쟁 문제, 독도 미표기 등 중요한 표현상의 문제점이 식별돼 교재를 전량 회수하고 집필 과정에 있었던 문제점들은 감사 등을 통해 신속히 조치하겠다"며 "준비 과정에서 치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이른 시일 내에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교재에는 한반도 지도가 11차례 등장하는데 울릉도만 표기돼 있고 독도는 모두 빠졌다. 또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달라진 한일관계 개선을 기술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문재인 정부 당시 교재에 수록된 '한일 역사 문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대신 "일본과는 신뢰 회복을 토대로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과 동반자적 관계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이번 논란은 국제 관계에 치밀하지 못한 국방부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국방부 실무자들도 국제 정세를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겠지만, 그 이전에 외교부와 사전에 협의하는 등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 방안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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