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장 "이선균 수사는 법적 절차 따라 진행"… 책임론 반박

김희중 인천청장 "고인 사망 안타깝다"
공개 출석 요구·수사 사항 유출 부인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이 28일 청사 수사동에서 배우 이선균 사망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환직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다가 숨진 배우 이선균(48)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경찰청이 이씨 사망에 대해 "안타깝다"면서도 경찰 책임론은 일축했다.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28일 "고인(이씨)께서 사망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족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에 대한 수사는 구체적 제보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씨에 대한 3차례 소환 조사와 3차 조사 당시 밤샘 조사가 이뤄진 배경 설명도 이어졌다. △10월 28일 첫 출석 시 이씨가 다음 번에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구체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11월 4일 (2차) 조사 후 추가 조사 필요성이 있어 12월 23일 다시 조사를 했으며 △조사 당시 변호인이 고인의 (마약) 혐의와 공갈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한번에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해 동의 하에 장시간(19시간) 조사가 이뤄졌다는 내용이다.

김 청장은 "사건과 관련한 조사, 압수, 포렌식 등 모든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이 참여하고 진술을 영상 녹화하는 등 적법 절차를 준수하며 수사를 진행했다"며 "일부에서 제기한 경찰의 '공개 출석 요구'나 '수사 사항 유출'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씨 측이 사망 나흘 전 마지막 조사를 앞두고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거부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인천청 수사 관계자는 "이씨 변호인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출석하는 비노출 조사를 요청했다"고 인정했지만 "경찰서 구조상 이동 과정에서 노출이 될 수 밖에 없고 많은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안전사고 우려도 있어 기존 조사처럼 출석해달라고 했다. 이에 변호인도 '알겠다'고 동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이선균씨 빈소가 마련돼 있다. 뉴스1

마약류 투약 혐의로 10월 23일 형사 입건된 이씨는 두 달여간 수사를 받아오다 27일 서울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10월 28일과 지난달 4일, 이달 23일 취재진 앞에 서는 공개 소환 조사를 3차례 받고 피의 사실과 수사 상황이 언론을 통해 실시간 중계되다시피 하면서 강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씨 사망 후 유명 연예인을 상대로 한 3차례 공개 소환은 이례적이라는 점과 수사 상황 일부가 경찰 내부에서 흘러나왔다는 의혹 등에 대해 경찰 책임론이 불거졌다. 앞서 인천경찰청은 마약류 투약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한 차례 공개 소환한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에 대해 결국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하면서 성급하게 정식 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