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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잡이 아집" 비판하며 탈당한 이준석, 신당 깃발 올렸지만 대안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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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돼야 하느냐"고 각을 세웠다. 탈당과 동시에 신당 창당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내년 총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한동훈 바람에 밀려 그가 몸담았던 여권과 차별화되는 뚜렷한 메시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세력도 미약한 상황이라 향후 한동훈 비대위와 제3지대 변수에 따라 이 전 대표 앞날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상계동을 끼고 있는 노원병은 이 전 대표가 세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지역이다. 탈당 배경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사실 얼마든 기다릴 수 있었다"며 "몇 달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자리도 제안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을 뛰쳐나온 명분도 내부 문제에서 찾았다. 이 전 대표는 "대선이 끝난 지 2년이 돼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느냐"고 했다. 탈당으로 완전하게 척을 지게 된 윤 대통령과 '5,000만의 언어를 쓰겠다'던 한 위원장을 동시에 공격한 것이다. 이어 윤석열 정부 3대 개혁(교육·노동·연금)을 거론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저는 지금 하는 주장과 선택에 대해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며 "누가 내는 제안이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탈당과 동시에 이 전 대표는 가칭 '개혁신당' 창당 절차에 돌입했다. 이 전 대표는 '총선 전 국민의힘과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하고 시작하겠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도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뜻하는 바 이루기를 바란다"는 박정하 수석대변인의 짧은 구두 논평이 전부였다. 한 위원장도 이날 이 전 대표가 주장한 세대포위론을 직접 거론하며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세대교체론이란 말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 전 대표를 억지로 잡을 뜻이 없다는 사실을 내비쳤다.
이준석 신당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게 여권 내부의 시각이다. 이날 역시 해병대 수사외압 의혹부터 수능 '심화 수학' 제외까지 각종 사례를 들어가며 윤 정부를 비판했지만, '비판' 외에 관통하는 메시지가 부각되지 않아 한동훈 비대위와 차별화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 전 대표 지지기반이었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합류가 불투명해 세력화도 당분간 쉽지 않다. 신당 불참 의사를 밝힌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을 비롯해 개별 탈당 얘기가 흘러나오는 나머지 3명도 한동훈호의 초반을 예의주시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전 대표가 기대할 수 있는 틈은 '한동훈 비대위'의 균열이다. 스스로 불출마를 내걸고 기존의 여의도 정치와 다른 모습을 예고한 한 위원장이 내부 저항 등으로 흔들릴 경우, 대안으로 '이준석 신당'이 주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 전 대표도 이날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힘은 국민들의 확인된 지지와 성원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선출되지 않은 지도자가 그걸 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한 위원장을 견제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점에서 일단 이 전 대표가 3지대에서 보폭을 넓힐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 이 전 대표도 "함께할 수 있는 스펙트럼은 노회찬의 정의당까지"라며 "양향자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과도 매우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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