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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조 PF 대출 안은 금융권... 태영건설 파장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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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의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자칫 건설업 연쇄 부실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태영건설이 금융사에서 받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총 9,493억 원이다. 이 중 은행이 내준 대출은 4,593억 원으로 절반을 차지(48.4%)하고 있다. 단기로 빌려준 돈(단기차입금, 총 6,609억 원)까지 합하면 은행이 태영건설에서 받아야 할 빚은 총 7,000억 원을 웃돈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이번 워크아웃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태영건설 관련 PF 잔액이 큰 은행들은 '관계사에 내준 담보 대출로 사업 공정률이 높고, 분양계약도 완료됐거나 100%에 가깝다'며 추후 빚 회수를 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이 확보됐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중 태영건설 PF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한화생명도 "전주시가 추진한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내준 담보 대출인 데다, 준공 이후 정상 운영 중이며 임대율이 100%"라며 "당사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예고된 부실'이었던 만큼 대비 태세도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태영건설은 9월에도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바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꾸준히 태영건설에 낸 대출액을 줄여오고 있었다. 채권단이 태영건설 신용등급을 하향하면 그에 맞춰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정도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추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 안정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 워크아웃설이 본격 제기됐지만 "PF 관련 시장금리가 크게 뛰지 않았고,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와 달리 전 금융권이 부담을 나누고 있다"(김인구 금융안정국장)는 이유에서다. 대가(이자)를 더 요구할 정도로 PF 위험이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전(全) 금융권 PF 대출 잔액 134조 원(3분기 말 기준) 중 대부분(65.2%)이 건전성이 높은 은행과 보험사 보유분이다.
김 국장은 다만 "이미 대주단이 질서 있게 정리 중이지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듯' 전체 사업장이 3,000개 이상이라 돌출 이벤트가 발생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또 "증권사와 여신전문회사(대부업체 등 여전사)의 경우 PF 대출 분야에 신규 진입했다는 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 '금융안정보고서'1에 담긴 '증권사는 PF 대출 연체율이 높고, 여전사는 건전성이 낮아 유사시 자금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한 보충설명이다.
다른 건설사의 부실 우려도 증폭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사들이 발행한 채권 중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건 2조3,700억 원 규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만기 도래분 대부분이 현대, GS, DL 등 대형 건설사 채권이라 부실 가능성이 낮고, 설사 부실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만기분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태영건설 주가는 온종일 롤러코스터를 타다 3.7% 하락한 2,315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 19.5% 급락해 52주 신저가를 썼으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매수세가 유입됐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끝내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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