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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찾아왔다

입력
2023.12.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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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8000여만원과 편지 남겨
24년째 누적 금액도 9억 넘어

27일 오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천사는 이날 8,000여만원의 현금과 함께 '불우한 이웃을 도와달라'는 편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천사는 이날 8,000여만원의 현금과 함께 '불우한 이웃을 도와달라'는 편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 연말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올해로 24년째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3분쯤 노송동주민센터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중년 남성의 전화가 걸려 왔다. 이 남성은 “(주민센터 인근) 이레교회 표지판 뒤에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고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은 바로 현장에 도착해 현금과 돼지저금통, 편지가 든 종이상자를 발견했다. 상자 안에는 5만 원권 지폐와 동전을 합해 모두 8,006만3,980원과 함께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 한 통이 담겨있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올해까지 24년째, 25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앞서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씩을 기부했지만,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린다. 그동안 누적 성금액도 9억6,479만7,670원에 달한다. 이 성금은 생활이 어려운 노송동 주민과 학생에게 연탄, 쌀, 장학금으로 전달됐다. 전주시는 올해 기부 성금도 노송동 지역의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송해인 노송동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 얼굴 없는 천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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