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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①하마스 파괴 ②가자 비무장화 ③급진주의 포기 선행돼야"

입력
2023.12.26 08:30
수정
2023.12.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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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리, 미국 WSJ 기고문서
가자 평화 정착 위한 선결 조건 제시
하마스 축출 후에도 병력 유지 시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예루살렘=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예루살렘=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파괴와 가자지구 비무장화, 급진주의 포기 등 세 가지를 내걸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가자지구 평화의 전제 조건을 이같이 밝혔다. 가장 먼저 그는 "이란의 대리인인 하마스는 파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그 과정에서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하는 행동을 지속하겠다"며 "이는 특히 도전적인 과제인데, 그 이유는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의 책임을 하마스 측에 돌린 것이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전단을 뿌리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위험에서 벗어나라고 경고하는 등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정당화한 셈이다. 그는 "사상자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부당하게 비난하는 것은 하마스와 전 세계의 다른 테러 조직이 인간 방패를 사용하도록 부추길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두 번째 조건으로는 '가자지구의 비무장화'를 제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비무장화할 것이라는 기대는 몽상"이라고 썼다. 한동안 가자지구 내 안보 통제권을 이스라엘이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미국 등이 제안한 '포스트 하마스' 구상을 사실상 일축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는 급진주의 포기가 이뤄져야 한다"며 "학교는 아이들에게 죽음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쳐야 하고, 성직자는 유대인 살해 설교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축출한 이후에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넘기지 않고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려는 속내를 내비친 기존 입장을 사실상 되풀이한 것이다.

반면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를 골자로 한 '포스트 하마스 4원칙'을 발표, 이스라엘이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을 명확히 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팔레스타인 문제의 장기적 해법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개의 독립국가를 인정하자는 '두 국가 해법'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지지하고 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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