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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야에도 가자 때린 이스라엘…전쟁 지속 다짐에 무색해진 '저강도 전환'

입력
2023.12.25 18:00
수정
2023.12.26 01: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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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저강도 전쟁 전환' 논의 하루 만에
이스라엘, 가자 전역에 공습… 250명 사망
네타냐후 "승리할 때까지 전투 계속한다"

24일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으로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발라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24일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으로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발라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가장 평화로워야 할 성탄 전야부터 퍼부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사람 최소 2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군사 작전을 '저강도 전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미국과 논의하기로 했다는 얘기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스라엘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며 여전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저강도 전쟁 전환 논의는 시작부터 무색해진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날 오후부터 24시간 동안 이스라엘군(IDF)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250명이 사망하고 50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24일에는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발라 동쪽에 있는 알 마가지 난민캠프 주거지가 폭격 당해 하루 만에 최소 70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7명과 여성 12명이 포함됐다.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도 23명이 목숨을 잃는 등 가자지구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개전 이래 팔레스타인인 2만674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5만4,536명에 달한다.

강경파 비판에 저강도 작전 접은 네타냐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 텔아비브 국방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 텔아비브 국방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이번 공습은 저강도 전쟁 논의 하루 만에 이뤄졌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3일 전화 통화에서 군사 작전 목표와 단계적 이행 등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민간인 희생이 큰 무차별 폭격과 대규모 지상전 대신 하마스 지도부를 정밀 타격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논의는 힘을 잃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논의 하루 만에 다시 공습을 강행한 것은 내부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마스에 대한 군사 작전을 저강도 단계로 전환하려는 계획이 (이스라엘 내) 극우 성향 인사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인 희생자 급증으로 국제사회 압박이 커지자 이스라엘이 전쟁 강도를 일정 정도 낮추려 했지만, 강경파의 뭇매에 다시 공습 강화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여름옷으로 추위 버티는 피란민

네타냐후 총리는 물러날 기색이 없다. 그는 25일 집권 여당 리쿠르당 의원들에게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며칠 안에 전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전 이래 숨진 이스라엘군은 156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이 공세를 멈추지 않기로 하면서 팔레스타인 피란민은 더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피란민은 개전 초 대부분 여름옷을 입은 채 집을 나온 탓에 겨울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가자지구는 12~3월이 겨울로, 1월 평균 최저 기온은 영상 8도까지 떨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중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잦았던 탓에 들고 나온 텐트마저 찢어진 집이 허다하다. 살림 알 자말란(28)은 알자지라에 "밤이 되면 남편과 꼭 껴안은 채 추위를 버틴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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