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민간인 대피령 내린 곳에 초대형 폭탄 상시 폭격"

NYT, 위성사진·드론 사진 등 분석 결과
2,000파운드급 초대형 폭탄 최소 208회
"미국도 인구밀집지 사용 중단한 무기"

지난달 12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폭격 이후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가자=AP 뉴시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개시 이후 첫 6주 동안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 파괴력이 강한 초대형 폭탄을 최소 200여 차례 투하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 남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곳이다. 결국 피란민을 남부 지역에 몰아넣고 폭격한 셈이 된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후 첫 6주간 2,000파운드(907㎏)급 고용량 폭탄을 가자지구 남부에 일상적으로 투여했다. 이 폭탄은 아파트도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로 파괴력이 커서 미군도 인구밀집지역에서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무기라고 NYT는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NYT는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대피지역으로 설정한 가자 남부의 위성사진과 무인기(드론) 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00파운드급 폭탄 투여 흔적으로 추정되는 지름 12m 이상 패인 지점을 208곳 찾아냈다. 다만, 위성 이미지의 한계와 다양한 피폭 형태를 고려하면 실제 투여 회수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안전 지역으로 설정한 가자지구 남부 일대에 전쟁 초기부터 폭격을 가해온 사실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미 알려졌지만, 초대형 폭탄의 구체적인 피격 회수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IDF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우선순위는 하마스의 파괴이고 그 같은 질문은 나중 단계에서 살펴볼 사안"이라며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NYT에 밝혔다.

한편 미국은 지난 10월 이후 이스라엘에 2,000파운드급 폭탄 'MK-84'를 5,000발 이상 이스라엘에 공급한 것으로 NYT는 파악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