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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토익' 뤼이드, 창업자 퇴진...투자사와 의견차

입력
2023.12.22 16:18
수정
2023.12.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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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습 서비스 '산타 토익'으로 유명한 신생기업(스타트업) 뤼이드의 창업자 장영준 대표가 물러났다. 사업 거부권을 행사한 투자사와 사업 방향에 대한 의견 차이가 원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뤼이드는 장 대표가 자진 사임하고 이날 뤼이드에 인수된 영어학습 콘텐츠 업체 퀄슨의 박수영 대표가 뤼이드 경영까지 맡기로 했다. 장 전 대표는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업체 관계자는 "뤼이드의 성장을 위해 공교육 부문의 공공(B2G) 사업이 중요하다고 봤는데 이를 할 수 없게 됐다"며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대표를 맡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박 대표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뤼이드는 2016년 산타 토익을 내놓아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500만 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에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2,000억 원을 투자받는 등 지금까지 KDB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약 2,800억 원을 투자 유치했다.

뤼이드에서 개발한 AI 영어교육 서비스 산타토익 앱. 뤼이드 제공

뤼이드에서 개발한 AI 영어교육 서비스 산타토익 앱. 뤼이드 제공

업계에 따르면 장 전 대표의 사임은 투자사와 사업 방향에 대한 견해 차이가 원인이 됐다. 장 전 대표는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공교육 디지털화 사업을 뤼이드의 미래로 보고 브라질 등 해외에서 B2G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투자사의 생각은 달랐다. 투자사는 브라질 등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들과 진행하는 공공 사업이 위험하다고 봤다.

특히 이 과정에서 투자사는 사업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뤼이드는 브라질 정부를 상대로 공교육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최종 단계에서 투자사의 거부권 발동으로 브라질 사업이 무산됐다. 업체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공교육 시장"이라며 "공교육 시장의 발전 속도가 느리고 카르텔 중심이어서 위험 요소가 있지만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스타트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어 적극 추진했으나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예상 매출이 90억 원이어서 지난해 50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개선됐다"며 "이런 상황에 뤼이드 같은 기업이 공교육 디지털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뤼이드는 더 이상 B2G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게 됐다. 따라서 당분간 뤼이드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B2C 사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퀄슨을 이끌어 온 박 대표는 B2C 사업의 적임자로 꼽힌다. 퀄슨은 2012년 설립된 업체로 NBC유니버설, 워너미디어 등과 제휴를 맺고 영어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타일러 등 유명 방송인들과 협업해 미국 영화 및 TV 프로그램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리얼 클래스'로 유명하다. 업체 관계자는 "박 대표와 8년간 인연을 쌓아 왔다"며 "B2C 사업을 잘하는 박 대표에게 회사를 맡아달라고 설득했고 투자사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뤼이드는 퀄슨을 지분교환 방식으로 내년 1분기까지 퀄슨 주식 100%를 인수한다. 뤼이드와 퀄슨의 지분 교환 비율은 1 대 8이다.

당분간 장 전 대표는 새로운 창업보다 회사에 남아 사업을 도울 예정이다. 그는 "지금은 다른 사업을 준비할 생각이 없다"며 "창업자로 남아 회사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뤼이드 주주가 돼 경영을 맡은 박 대표는 퀄슨의 영어 학습 서비스에 뤼이드의 AI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뤼이드의 AI 기술을 이용해 퀄슨 서비스의 학습자 성과 측정과 진단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양 사 문화를 맞추는 과정에서 조직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뤼이드의 뚜렷한 인위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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