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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서 열쇠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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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은 저출산 문제로 국외 여러 조사에서 주목받았다. 두 사람이 만나 이룬 가정에서 새로 태어난 아이가 올해 0.7명이었고, 내년에는 0.6명이라고 한다. 아기 울음소리가 귀해지면서 대한민국의 평균 연령은 44.4세로 더 높아졌다. 연령대별로 50대가 16.62%로 가장 많고, 40대, 60대가 뒤를 잇는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다. 한 국가가 인구를 유지하려면 2.1명씩은 낳아야 한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던 표어가 세월이 지나 오히려 목표가 됐다.
저출산에 대한 염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저출산위원회를 꾸리고 예산을 투입한다고 한 지 십수 년이 넘었다. 내년부터는 난임 시술비를 지역과 소득에 관계없이 지원하겠다고 한다. 아이를 원하는 사람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점은 출산장려책의 초기 단계에서 놓친 점이라 분명 잘된 일이다. 그런데 정책적 지원으로 지금껏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는데 또 같은 방향의 뉴스를 듣고 있다. 그토록 많은 정책적 지원이 있었음에도 내년을 '출산 장려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한다. 악보 수십 장을 넘겼는데 도돌이표를 만난 기분이다. 문제가 왜 반복되는가?
큰 병이 낫지 않는 원인은 바로 '원인'을 잘못 짚은 데 있다. 흔히 경제적 어려움, 일과 가정의 양립 불가, 늦은 결혼 등을 언급하지만, 이는 대부분 정책 수립 때부터 분석된 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했지만, 최근 10년간 출산율은 더 떨어졌지 않은가. 다 아는 문제에, 이미 분석된 원인인데도 그간 출산율이 오히려 떨어졌다면, 그것은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잘못 진단했다는 방증이다. 추가적으로 밝힌 원인에 코로나로 연기된 결혼식, MZ세대의 가치관 등이 있었지만, 이 또한 해결책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사실이다. 공익광고로 감동을 강요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이 사회적으로 해결할 문제인 만큼,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꿔야 문제가 해결된다. 인식 전환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몫이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자가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정의된다. 두 사람이 만나 이룬 가정인데 출산율을 말할 때는 한 사람만 거론된다. 사전적 정의니까 괜찮다고 할 것인가. 바로 이런 사회적 인식이 한 개인이 출산을 결심하는 데 가장 높은 장벽이 된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아이를 키우느라 시간에 쫓기고 교육에 온갖 정성을 쏟아붓고서도 불안해하는 엄마가 자주 나온다. 회사에서 승진하려고 실력보다 퇴근 후 인간관계 형성에 힘을 쏟는 사람도 흔하다. 이에 비해 드라마와 토크쇼 어디에서도 아이를 키우며 행복해하는 젊은 부부는 찾아보기 어렵다. 영화에서도 가족의 사랑은 고리타분한 관심일 뿐이다. 가족을 개인의 짐으로 그려내는 모습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가족을 꾸리기도 전에 거부하게 된다. 책 '오래된 미래'에서는 오래된 것 중에서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찾는다고 했다. '가족 왜 있어야 하는가'에서 '가족은 함께 좋게 오래가는 것'이라고 한 유은걸 저자는 가족을 살려야 저출산 문제가 풀린다고 했다. 정부의 노력에 의존하면서 한참을 돌아왔다. 저출산 해결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가족의 건강한 이미지를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하는 데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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