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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회동 다음날 文 만난 김부겸 "부지런히 만나겠다"

입력
2023.12.21 21:00
수정
2023.12.21 21:4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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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1년 7개월 만에 정치적 기지개
통합 역할에 "내가 좀 편하지 않겠나"
통합 어려움 겪는 이 대표 보완재 가능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0일 오찬회동을 위해 서울 중구의 한 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0일 오찬회동을 위해 서울 중구의 한 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곧장 평산마을까지 달려간 터라, 김 전 총리의 역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계파 갈등으로 어수선한 당내 상황을 감안하면, 김 전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표 '많은 역할' 요청받고 文 만난 김 전 총리

김 전 총리는 이날 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의 문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했다. 김 전 총리는 본보 통화에서 "한 달 전부터 약속된 일정으로 새해 인사를 드리러 왔다"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이낙연 전 대표와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통합비상대책위 주장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전 대통령과 김 전 총리 만남에서 자연스럽게 당내 화합이 화두로 올랐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더구나 전날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과거 야권이 분열해 선거에 패배했던 일들을 복기하며 단합을 강조했고, 이 대표도 김 전 총리에게 많은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총리는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랬던 김 전 총리가 1년 7개월 만에 현실 정치에 다시 발을 들이면서 보폭을 넓히는 것은 민주당에 가장 절실한 통합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김 전 총리도 이날 통화에서 "내가 그런 역할을 하기에 좀 편하지 않겠느냐"며 "이제부터 부지런히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한다"면서 당내 통합을 위한 역할론을 부인하지 않았다. 전날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당부하며 '범민주진영의 대표자'란 표현을 쓴 것도 결국 통합의 메신저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비대위원장이나 선대위원장에 거론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주장으로 당내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대표에게도 충분한 우군이 될 수 있는 김 전 총리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지역주의 극복에 앞장서면서 4선 국회의원과 행안부 장관, 총리까지 거치며 쌓은 김 전 총리의 정치적 자산을 고려하면, 이 대표의 보완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당장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와 밀착하면서 정세균 전 총리까지 '3총리' 연대설을 주장했던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 내부에서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을 이끌게 되는 등 총선을 앞두고 유동적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쇄신과 안정적 관리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공천을 마친 2월 말이나 3월 초쯤 이 대표의 2선 퇴진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18~20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민주당의 통합비상대책위 체제 전환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47%로, '동의하지 않는다'(42%)는 응답보다 많았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야당이지만 여당의 도전을 받는 입장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가 김 전 총리에 괜히 역할을 요청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를 대신해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인사가 필요한 시기가 올 수 있는데, 김 전 총리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 내부에 적이 없고 세력이 약한 김 전 총리에 대해 이 대표가 느끼는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NBS,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도형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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