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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열 마리로 시작한 하림, '해운 공룡' 품고 종합물류기업 발돋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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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가공 전문기업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을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해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회사를 키워온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이번 인수에도 발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림그룹은 김 회장이 열한 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를 키우면서 사업 밑천을 마련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이 10마리를 팔아 번 돈으로 병아리 100마리를 사며 양계 사업을 키웠고 고등학교 때는 닭 5,000마리, 돼지 700마리를 기르는 축산업자로 거듭났다. 그는 1978년 전북 익산시 황등농장을 세우면서 사업 경험을 쌓은 뒤 1986년 하림그룹의 모태인 하림식품을 세웠다.
하림그룹은 M&A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사료, 식품가공, 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①2001년 제일사료를 시작으로 ②2007년 돈육가공업체 선진 ③2008년 대상그룹의 축산물 사육 가공 사업 부문인 팜스코를 차례로 인수했다.
④2015년에는 벌크선 해운사인 팬오션을 인수하며 해운업에도 뛰어들었다. 수입 중이던 사료 원료의 안정적 유통망을 갖추기 위해서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의 품에 안긴 뒤 빠르게 실적을 개선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 상승한 7,896억 원을 기록했다.
하림그룹은 이번 인수로 팬오션이 컨테이너 선사 중심인 HMM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재계 순위 27위인 하림그룹은 본 계약이 이뤄지면 자산이 17조910억 원에서 약 43조 원으로 불어나 재계 13위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달리는 하림그룹이 무리한 투자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림그룹 자산이 HMM(25조8,000억 원)보다 적고 보유한 현금성 자산 등을 고려하면 6조 원이 넘는 이번 인수 금액이 부담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림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와 함께 유가 증권 매각,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 업황의 경기침체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수출기업의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일 기준 1093.52로 지난해 1월 최고치(5109.6)에 비해 5분의 1로 떨어졌다.
하림그룹은 "HMM과 팬오션이 쌓아온 시장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떤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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