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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 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11년 주기로 악화하는 우주 날씨
태양폭풍 때마다 피해 입은 지구
위험 낮아도 철도안전 점검해야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물리적인 현상을 우주 날씨라고 부른다. 태양 활동에 기인하는 우주 날씨는 태양에서 지구로 오는 영향을 기준으로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즉 태양 방사선 폭풍(S), 지구 자기장 폭풍(G), 전파 폭풍(R)이다. R, S, G의 지표는 크기에 따라서 0~5등급으로 나누어 구분한다. 각각은 태양에서 나오는 세 가지 종류의 물리적인 인자에 기인하는데, 태양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양성자, 자기장, 전파가 원인이다. 태양은 지구에서 보기에는 조용한 상태를 유지할 것 같지만 망원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폭발하고 있다. 태양 표면에서 자기장이 매우 강하고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 있는데 이를 흑점이라고 한다. 흑점 발생 영역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태양 플레어나 코로나 물질 방출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우주 날씨 이벤트가 발생한다. 지난 15일에도 R3 등급의 큰 태양 플레어가 발생했다.
최근 들어 흑점의 개수도 늘어나고 큰 우주 이벤트가 계속 증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태양 활동은 흑점의 수와 면적에 따라 태양 활동 극대기와 극소기로 구분한다. 수백 년간의 관측을 통해서 태양 활동 주기를 약 11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0년 9월부터 시작된 태양활동 25주기는 2025년 7월 극대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는 태양활동 극대기를 향해서 흑점의 개수가 점점 증가하는 시기다. 태양활동 극대기에는 태양 대기에서 태양 내부의 자기장이 우주 공간으로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태양 폭풍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태양 폭풍이 열차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짐 와일드 교수팀은 태양 폭풍이 지자기 교란을 유발해 열차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태양 폭풍이 지구에 자기 교란을 일으키면 '지자기 유도 전류(GIC)'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열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GIC는 우주 날씨 변화로 인해 지구 자기장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지구 표면에 일시적으로 큰 전류가 유도되는 전자기 현상이다. GIC가 발생하면 지상의 송전망과 배전망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영국에는 5만 개 이상의 열차 궤도 회로가 존재한다. 궤도 회로는 철도 회로나 건널목 경보기 등을 제어하는 전기 회로다. 연구팀은 GIC가 선로의 궤도 회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주요 기차 노선들의 경로를 대상으로 모델링을 진행했다. GIC가 어떻게 철도 신호에 오작동을 일으키는지 살펴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궤도 회로에 결함을 일으킬 수 있는 우주 날씨 이벤트가 영국 기준으로 수십 년에 한 번씩 발생할 것이다. 10~20년 빈도로 지자기 폭풍에 의해 철도에 심각한 신호 오작동을 일으킬 선로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
우주 날씨는 실제로 지구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1989년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큰 태양 폭발로 수백만 명에게 피해를 끼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1859년에는 태양 폭발로 지자기 폭풍이 발생해 전 세계 전신선이 방해를 받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밝은 오로라가 발생했고, 전신 시스템이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
우주 날씨는 발생 빈도는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회복하는 데 큰 재원이 필요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의 예방이 필요하다. 우주 날씨 예보를 통해 극단적인 우주 날씨 변화가 있을 때는 철도 운행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태양활동 극대기가 2024, 2025년으로 예상되고, 지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태양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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