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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하게 등장한 류호정, '쿨'하지 못하게 마침표 찍나

입력
2023.12.18 19: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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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소속으로 신당 창당대회 열어
"제명되기 위한 꼼수" 당내선 맹비난
"탈당 안 한다… 다음달까지 당원 설득"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에 합류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에 대한 내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류 의원이, 당적을 유지한 채 신당에 합류하는 자체가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정의당은 조만간 류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18일 "전날 비상대책위원회 결정으로 류 의원을 중앙당기위원회에 직접 제소하기로 했고, 당직 역시 해제했다"며 "조만간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이 맡았던 전국위원·대의원 등 자격을 박탈하는 동시에 당기위 징계까지 요청한 것이다.

류 의원의 직접적 징계사유는 '이중 당적' 문제다. 당 관계자는 "정의당의 이름으로 비례대표가 된 의원이 다른 당의 창당을 위한 발기인대회까지 참석했다"며 "탈당을 하면 의원직이 박탈되니 제명을 당하기 위한 꼼수이자, 세금도둑 같은 행태"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 역시 "다른 당에서 비례 국회의원 한 번 더 해보겠다는 심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021년 6월 16일 국회의사당에서 타투이스트들과 함께 타투입법 제정 촉구를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021년 6월 16일 국회의사당에서 타투이스트들과 함께 타투입법 제정 촉구를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 의원의 행태는 최연소로 주목을 받으며 21대 국회에 입성해 보여준 의정활동 모습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신당 합류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와 '이대남'(20대 남성 유권자) 문제 등을 두고 대립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게 대표적이다. 당 안팎에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정체성이 흔들리는 구태 정치인들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다.

류 의원은 정의당 내부 의견 그룹 '세번째권력'에서 함께 활동하며 당 노선 투쟁에 뛰어들고도 잔류를 선언한 장혜영 의원과도 비교된다. 장 의원은 지난 12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류 의원이 탈당하지 않은 것을 두고 "새로운 세력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그 세력에 가서 하는 게 누가 봐도 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새 정치'를 표방한다면 탈당을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것을 버리지 못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 내부의 따가운 시선에도 류 의원은 탈당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탈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다음 달 열릴 당원 총투표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당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기위 제소에 대해서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운동권 연합정당을 만드는 길이야말로 시민들과 했던 약속을 저버리는 길"이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지난 7월 1일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진행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류 의원 페이스북

지난 7월 1일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진행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류 의원 페이스북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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