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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덱스 "포기할 수 없었던 2023년... 정신력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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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방송가 최고의 수확은 덱스라는 예능 샛별이다. 특수부대 UDT 출신의 전직 군인이자 유튜버인 그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며 지상파 방송에 안착했다. 덱스의 장점은 까도 까도 알 수 없는 양파 같은 매력이다. 여심을 강탈하는 마성과 순수하고 순박한 기질이 공존하는 반전매력의 끝판왕. 제작진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한 해 덱스는 너무나 바쁜 스케줄 탓에 스스로를 지킬 시간도 없이 달려왔다. 체력과 정신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이지만 번아웃에 시달렸고 삶에는 때때로 쉼표가 필요하다는 것도 여실히 깨달았다. 덱스에게 2023년은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는 해"였다. 물론 얻은 것도 많았다. 그는 '연예인'이라는 호칭을 부담스러워 했지만, 이제는 유명세에 따른 말의 무게나 영향력을 실감하며 자연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꽉 찬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덱스를 한 행사장에서 만나 인터뷰를 요청했다. 직접 대화를 나눠보니 방송에서 보던 이미지보다 훨씬 속이 깊고 내면이 꽉 찬 청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1995년생, 아직은 세상을 배워가는 중이지만 여러가지 시도와 성패를 경험하며 단단하게 여물어가고 있음은 분명했다.
-웹예능 '가짜사나이 2'로 시작해 MBC 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 2'를 거쳐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2, 3 고정출연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예능 대세 행보를 보이는 중인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작진과 미팅할 때도 예능 찍을 때도 상상을 많이 해요. 내가 만약 '솔로지옥'에 나가면 이렇게 할 거 같다 하는 느낌으로요. 확신이 드는 프로그램만 하는 것 같아요. '피의 게임'이나 '좀비버스' '태계일주'도 마찬가지죠. 만약 저에게 재주가 있다고 한다면 남들보다 빨리 상황을 캐치하고 저에게 도입해서 상상력을 추출해서 행동하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해야 될 역할, 저에게 잘 맞을지를 아주 빠르게 판단하는 편이에요. 처음에 느낌이 안 오는 건 죽어도 안 오더라고요. 제가 '이거 할게요. 좋을 거 같아요' 했던 건 다 나쁘지 않았어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로 남녀노소 불문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데 출연 계기와 촬영 당시 기억이 듣고 싶다.
"'태계일주'를 처음 제안 받았을 때는 '세계여행을 한다'라고만 들어서 여유롭게 여행을 하는 줄 알았어요. 그 느낌을 아예 몰랐고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못 들었는데 기안84 형이 한다더라고요. 제가 기안 형님과 있을 때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행동할 것이고 어떻게 발전할 건가에 대한 그림이 그려졌어요. 인도 편에서는 어려워하고 제 모습을 많이 못 보여줬지만, 혹시나 시즌 3을 가면 관계가 더 편해져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미 시즌 3이 방송하고 있는데, '태계일주'는 기안84 형 때문에 간 거나 다름없어요. 제가 재밌게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방송에서 번아웃이 왔던 것을 고백하기도 했다. 여행을 하며 해소된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번아웃 오고 했을 때 아프리카 편 촬영을 했는데 도움이 됐어요. 서울 생활을 벗어나서 마다가스카르에 가서 뻥 뚫린 곳도 보고 오롯이 저의 편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게 큰 위안이 됐거든요. 형님들도 TV 안과 밖의 모습이 다른 사람이 없어요. 빠니 형도 그렇고 기안84 형도 마찬가지죠. 형님들이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면 불편함을 느끼고 그 프로가 싫어졌을 거 같아요. 좋은 분들과 있으니 마음이 너무 활짝 열리고 진심으로 여행을 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엔 여행을 갈 때 시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같이 하는 사람이 중요하단 걸 깨달았어요. 앞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메이트를 잘 선정해서 즐거운 여행을 하고 싶어요."
-만약 개인적으로 여행을 간다면 누구랑 가고 싶은지.
"지금 여행을 간다면 (김)세준이라는 친구랑 가고 싶어요. '솔로지옥'에 같이 출연한 친구인데 저랑 성향도 잘 맞고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이라고 하잖아요. 그만큼 코드가 잘 맞는 친구예요. 한번은 빠니 형이랑도 가보고 싶어요. '태계일주' 할 때는 제 의견을 많이 얘기하는데 원래 전 그런 성향은 아니거든요. 끌려다니는 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빠니 형은 상대에 대한 배려심도 있고 진지한 어른 남자더라고요. (이)시언이 형도 좋고 기안84 형도 좋아요. 시언 형에게 반했어요. 처음엔 까칠할 거 같았는데 너무 유쾌하고 이번에 '태계일주 3'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줬어요. 저는 동생들보다 형들이 좋아요. 잘 따르고 애정표현도 하는 편이죠."
-번아웃이 와서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이겨냈는지도 궁금해진다.
"번아웃이 왔다고 말한 후로는 괜찮아졌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까 번아웃을 달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전에는 힘든 시기가 닥쳐도 그걸 부정하고 싶었어요. 저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데 인정하지 않아서 그 문제가 커지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지쳐있구나. 어쩔 수 없어. 그래야 하는 거 같아'라고 받아들여요. 그걸 잘 알고 건강하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끝났다고는 말을 못할 거 같지만 분명하게 내 몸의 신호나 감정상태의 변화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쉬는 시간도 조금씩 가지려 해요. 추가적인 스케줄은 안 잡고 있는 상태에요."
-생각이나 일상적인 변화도 많이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떤가.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되고 개인적인 시간이 없고 불안정하다고 느껴져서요. 그 느낌을 없애려고 방어기제로 발동하고 있는 게 있어요. 제 생활을 지키고 싶어 하는 거죠. 촬영을 안 하거나 끝났을 때 웬만하면 사진을 안 찍으려고 해요. 사인도 그렇고. 본연의 김진영으로 돌아가서 생활하고 싶거든요. '연예인 병 걸렸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안 그러면 제가 이 일을 오래 버티지 못할 거 같아서 그래요. '오늘은 개인적인 일정이라서 사진 찍어드리기 어렵습니다'라고 좋게 말씀을 드리죠. 저도 대한민국 사람 중에 한 명이고 개인 시간이나 자유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니 이해해 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연예인'이라는 호칭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도 가끔 보이더라. 이제는 연예인이 맞는 것 같은데.
"그냥 어릴 때부터 TV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연예인에 대한 기준을 높게 잡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아직 연예인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들을 신격화하는 건 아니지만 살아온 과정에 빗대어보자면 다른 삶을 사는 사람 같았으니까요. 저는 그저 제 일을 하다 보니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건데 굳이 연예인으로 바꿔서 부르려고 하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자기객관화를 중시하는 사람으로서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느꼈죠. 그런데 요즘 행보로 봐서는 연예인이 맞는 거 같아요. 예전엔 어떻게 말을 해도 됐는데 반응이 완전 달라요. 연예인이라는 건 스스로 정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느끼는 것에 따라 결정되는 거 같고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톤앤매너가 있다면 거기에 맞춰야겠다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방송 활동에 대한 애정도 많이 느껴지는데 특별히 이 일이 좋은 이유가 있을까.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해외여행도 하고 새로운 사람도 알게 되고 그런 게 좋아요. 저는 군대에 있다 보니까 그렇게 사람을 많이 알지 못했어요. 그땐 군에 있는 부대원들만 알고 사회에 있는 사람을 몰랐는데 이쪽 일을 하다 보니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서 너무나 재미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오는 경험 자체가 저에게는 신선하고 너무 흥미롭죠. 그리고 당연히 금전적인 부분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고 그게 저의 행복을 위해서도 맞지만 꿈을 이루게 해줄 수 있는, 궁극적으로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기대감도 갖게 하는 거 같아요."
-덱스에게 2023년은 어떤 해로 기억되고 있을까.
"2023년은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는 해였어요. 태어나서 단 한 번 오는 기회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해선 안되는 해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끝없이 일할 수 있었고요. 올해가 앞으로 저의 10년, 20년을 결정짓는 해였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멈춰버리면 앞으로가 멈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생각 하나만 갖고 자꾸 미래를 상상하고 그려보면서 버티고 활력을 얻어서 오고 있는 거 같습니다."
-덱스를 이렇게 버티게 하는 힘이 뭘까.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어떤 건지.
"제가 상상하는 미래는 가장 첫 번째로는 우리 가족에게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는 일일 거 같아요. 그거 하나만 보고 달리고 있어요. 예전엔 꿈처럼 생각한 일이 정말 10년, 20년이 지나면 이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발판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니까 스스로 이 정도 고통은 버틸 수 있을 거 같다고 느꼈어요. UDT 갔다 온 것도 이러려고 다녀왔나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더라고요. 크게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던 이유가 UDT 때의 정신력이 바탕이 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정신력을 갱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제게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요. 힘들지만 무언가 명확하게 발전하고 있고 남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긴 하겠지만 가족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은 거 같다.
"저에게 첫째는 가족인 거 같아요. 가족들이 단 한 번도 금전 요구를 한 적이 없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소한 걸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더 챙겨주고 싶어요. 부모님께 집도 사드리고 싶고 곧 본가 집 계약이 끝나서 이사 가시는데 가전제품도 바꿔드리고 싶어요. 아들로서 플렉스 해보면 좋잖아요. 하하. 아버지가 제가 중학생 때 타시던 차를 지금까지 십몇 년을 타고 계세요. 그 차도 꼭 바꿔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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