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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멍청하게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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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덜 미쳤기 때문입니다. 멍청한 짓을 조금 덜 했죠.”
100세 생일을 한 달여 앞두고 지난달 숨진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마지막 인터뷰에서 밝힌 성공 비결이다.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의 사업 파트너이자 정신적 스승이었던 그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시가총액 7,700억 달러(약 1,000조 원)를 넘는 세계 최고 투자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똑똑한 이들조차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묻지마 투자를 하거나 말도 안 되는 비합리적 결정을 할 때가 적잖다. 이런 미친 선택이나 멍청한 짓을 최대한 줄인 게 성공의 열쇠란 얘기다.
□ 두 번째 비결은 시간이었다. 그는 “운이 좋아 남들보다 오래 살면서 기업 리스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런 위험을 피하는 방법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셈이다. 경험이 쌓이고 점점 현명해지면서 두 사람은 공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들어올 때만 방망이를 휘둘렀다. 조급해하지 않고 기회를 기다렸다.
□ 멍거의 메시지는 단순한 투자법을 넘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혜안을 준다. 어려운 문제도 종종 뒤집어서 생각하면 쉽게 해결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성공한 삶을 원한다면 가장 실패한 인생을 떠올린 뒤 반대로 하면 된다. 그는 "행복한 삶은 쉽다. 남들을 너무 부러워하지 말고, 억울해하지도 말고, 소득 이상 소비하지 말고, 삶이 고달플 때도 밝게 지내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사귀고,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자기연민이나 자기이익편향, 극단적인 이데올로기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할 예시로 들었다.
□ 멍거는 99세에도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계속 배워야만 성장할 수 있고 최대한 많이 배워 이를 나눌 때 비로소 인생은 재미있고 세상은 더 나아지며 부를 키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묘비에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 애썼다'(tried to be useful)고 적어달라 했다. 논어도 배우고 익히는 걸 가장 중시해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로 시작한다. 멍청하게 살지 않고 쓸모 있으려면 계속 배워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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