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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개혁 'A학점'은 없다… 교육 '국가돌봄' 노동 '노사법치' 성과

입력
2023.12.18 04:30
수정
2023.12.18 11: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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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개혁 전문가 중간평가]
출범 1년 9개월 된 윤석열 정부 핵심 국정과제
사교육 카르텔 혁파·노동규범 유연화 '부정평가'
연금개혁은 D학점 "목표 불명확, 정부 의지 부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청년 200여 명과 노동ㆍ교육ㆍ연금 3대 개혁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청년 200여 명과 노동ㆍ교육ㆍ연금 3대 개혁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연금·노동·교육 개혁은 국민이 우리 정부에게 명령한 사항"(지난해 7월 22일 장차관 워크숍)이라고 강조했던 3대 개혁.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 한국일보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은 교육개혁에서 '국가 책임 돌봄·교육' 부문을 상대적으로 호평했고, 노동개혁에서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 부문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반면 '사교육 카르텔 혁파'와 '경직적 노동규범 완화' 부문은 양 개혁에서 가장 낮게 평가했다.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개혁 방향, 정부 의지 부족을 들어 'D학점'을 줬다.

이번 조사는 교육·노동·연금 분야의 전문가를 5명씩 선정하고 이들에게 각 분야 개혁 과제의 정책 방향, 진척도 등에 대한 진단과 제언을 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개혁 추진의 적기로 거론되는 대통령 5년 임기 전반부가 내년 4월 총선과 5월 정부 출범 2주년을 거치며 마무리될 시점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 핵심과제인 3대 개혁의 '중간평가'를 내려보자는 취지다. 평가의 깊이와 균형을 위해 해당 분야의 식견, 활동 이력, 성향 등을 감안해 전문가들을 안배했다.

교육·노동개혁은 주요 세부 정책을 주제에 따라 서너 개 부문으로 분류하고 부문별 평가를 요청했다. 연금개혁은 전반적으로 미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는 점을 확인한 뒤 개혁이 더딘 이유를 추가로 질문했다. 설문 문항은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도록 주관식으로 구성하되, 같은 개혁 과제 안에서 어떤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지거나 미흡한지를 가리고자 5개 척도(A~E등급, 1~5점으로 환산)의 정량평가를 병행했다.

교육개혁 부문별 점수는 △국가책임 돌봄·교육(평균 3.8점) △디지털 교육 혁신(3.6) △대학 규제 개혁(3.2) △사교육 카르텔 혁파(1.8) 순이었다. 'B학점'에 가까운 점수로 가장 후한 평가를 받은 건 2025년 유보통합 완료, 늘봄학교 내년 전면 시행으로 대표되는 돌봄·교육 공적체제 강화 부문이었다. 반면 이른바 '수능 킬러문항' 논란으로 촉발돼 대형 입시학원 전방위 사정으로 이어진 사교육 카르텔 단속은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정책으로 박한 평가를 받았다.

노동개혁 점수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3.9)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3.3) △경직적 노동규범 완화(2.8) 순이었다. 노조 회계 공시 관철, 건설노조 불법행위 타파, 임금체불 단속 등으로 요약되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 부문은 건전한 노사관계 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았다. 그에 비해 노동규범 경직성 완화는 근로시간 유연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유예 등 핵심 정책을 둘러싼 논란 속에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금개혁은 전문가 5명 누구에게도 A등급이나 B등급을 받지 못한 채 평균 2.2점에 그쳤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최근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에 기대를 거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연기금 고갈이 명약관화한 상황에도 제도 개편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에 모두가 실망감을 보였다. 연금개혁의 걸림돌로는 '명확한 개혁 목표 부재'와 '정부 의지 부족'이 가장 많이 꼽혔다.

김창훈 기자
손현성 기자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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