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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새 총리 "전 정부의 무기계약 존중"… 한숨 돌린 K방산

입력
2023.12.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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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크 "안보, 최우선 과제... 군 현대화 계속"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 폴란드 신임 총리가 13일 유럽연합(EU)·서발칸반도 정상회담 개최지인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 폴란드 신임 총리가 13일 유럽연합(EU)·서발칸반도 정상회담 개최지인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66) 신임 폴란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전 정부 시절 체결된 무기 계약은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극우 민족주의 정부에서 중도좌파 정부로 8년 만에 정권이 교체됨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과의 방위산업 계약 무효화 가능성에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 폴란드 디펜스24 등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이날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2007~2014년 폴란드 총리, 2014~2019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냈던 투스크 총리는 이로써 9년 만에 다시 폴란드 정부를 이끌게 됐다. 지난 10월 총선에서 투스크 총리가 이끌었던 야권연합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집권당이었던 법과정의당(PiS)에 승리를 거뒀고, 폴란드 의회는 전날 그의 총리 인준안을 가결했다.

투스크 총리는 12일 국정 연설에서 국방력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안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동맹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지만 우리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폴란드 군대를 강화하고 장비를 현대화하겠다""부패가 연루된 경우를 제외하고 전 정부가 체결한 모든 무기 계약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10월 총선 패배 후 PiS 정부가 체결한 방산 계약의 효력 논란이 일고 있지만, 새 정부가 이를 문제 삼진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

한국 방산 업계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신임 국방장관으로 코시니아크 카미시가 임명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한국 등과의 계약을 포함해 2035년까지 1,990억 달러(약 258조 원)에 달하는 무기 구매 계약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폴란드와 거래 중인 한국 방산기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이다.

다만 투스크 총리가 대규모 재정 지출을 수반하는 계약에 대해선 면밀히 재검토하고, 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 때문에 한국과의 계약이 100% 이행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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