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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한 달 만에 숨진 남편…피 묻은 드레스 입고 런웨이 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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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학살을 비판하는 패션쇼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렸다. 이날 무대에 오른 모델들은 하마스의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거나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족이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텔아비브 올드자파에서는 '학살 희생자 패션쇼'가 열렸다. 패션쇼에는 하마스 공격 피해를 입은 12명이 하마스의 잔인함을 드러낸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약혼자를 잃은 제시카 엘터는 가슴에 총을 맞은 분장을 하고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드레스에는 날카로운 칼이 엑스(X) 모양으로 교차돼 있다. 침울한 표정의 엘터는 화장이 눈물로 번졌다. 부케를 든 두 손은 밧줄로 묶였다. 드레스 뒤에는 '더 이상 죽이지 말아 달라(No More Killing)'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엘터의 약혼자 벤 시모니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음악 축제 '슈퍼노바 페스티벌'에서 다른 이들의 탈출을 돕다 하마스 대원의 총에 맞아 숨졌다. 엘터는 "매일, 매 순간 벤이 그립다"며 "벤을 그리워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전 세계에 그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남편이 숨진 요벨 샤빗 트라벨시(26)도 패션쇼 무대에 올랐다. 그의 남편 모르 트라벨시(27)도 10월 7일 열린 음악 축제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결혼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었다. 눈앞에서 남편을 잃은 트라벨시는 남편의 피가 온몸에 묻은 채 6시간 넘게 죽은 척한 뒤에야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는 구조될 때까지 하마스 대원들이 다른 축제 참가자들을 강간하고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트라벨시는 이날 패션쇼에서 결혼식에서 입었던 디자인과 같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런웨이에 섰다. 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결혼식 당시 헤어스타일로 장식했으나 그의 이마에는 총상 자국이, 입에는 리본 재갈이 물린 상태였다. 그의 드레스에는 하마스 대원들에게 유린당하는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손 모형이 달렸다. 이 밖에 패션쇼에는 시신을 담은 보디수트를 입었거나 수류탄을 상징하는 의상을 입은 이들도 무대에 올랐다.
음악 축제 '슈퍼노바 페스티벌'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피해 붉은 목도리를 두르고 도망치는 사진이 전 세계에 알려졌던 우크라이나 태생의 블라다 파타포프(25)가 패션쇼 마지막에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파타포프는 이날 다윗의 별(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하는 육각별 모양)이 새겨진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평화를 상징하는 새 장식을 얹었다.
'붉은 여인'으로 불리며 하마스의 만행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던 파타포프는 "많은 사람이 제 근황을 알고 싶어 하더라"며 "저는 무사하다"고 했다. 이어 "제 머리에는 평화의 새가 새겨져 있다"며 "저처럼 돌아오는 이들도 있기에, 희망을 보여주면서 쇼를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했다. 각각의 의상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제작했다.
하마스는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학살을 자행하고 이스라엘인 등 240명을 인질로 납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12일 기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은 135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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