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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불출마로 혁신 물꼬... '의원 특권' 포기에 총선 승패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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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2일 장제원 의원 불출마로 혁신의 물꼬를 텄다. 난제로 꼽힌 인적 쇄신의 첫 고비를 넘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민심을 파고들 승부수가 충분치 않다. 유권자 대다수는 국회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결국 인요한 혁신위가 제시한 과제들을 얼마나 실천하느냐에 달렸다. 그 초점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될 전망이다.
하태경 의원은 12일 본보 통화에서 "의원 정수 축소를 내년 총선 공약으로 내걸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법을 바꾸겠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 수(300명) 조정은 법 개정사항이다. 하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혐오를 조장한다"며 반대해왔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 이슈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혁신위는 의원 정수 10% 감축과 함께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전면 포기 △구속수사 시 세비 박탈 등 세비 삭감 △현역의원 등 선출직 평가 후 하위 20% 공천 배제를 의결했다.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은 "정치권에 발을 담그지 않은 혁신위원들이 많았던 만큼, 진정 국민의 시각에서 필요한 안건이라고 봤다"며 "'만악의 근원은 국회'라는 말도 오갔다"고 전했다.
이 중 불체포 특권 전면 포기와 하위 20% 공천 배제는 이미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에서 수용 의사를 밝혔다. 배준영 의원은 6일 회의를 마친 뒤 "총선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공천 신청 서류를 받을 때 '불체포 특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위 20% 공천 배제의 경우 "혁신위 제안을 넘어서는 엄격한 현역 국회의원 평가 방안을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혁신위의 방향대로 일단 시동을 건 셈이다.
반면 의원 정수 축소와 세비 삭감은 법 개정과 맞물려 있어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야당을 향한 총선용 공격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불체포 특권 포기와 하위 20% 공천 배제를 원만하게 관철시킨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혁신을 둘러싼 잡음이 커져 다음 스텝이 엉킨다면 장 의원 불출마 선언에 따른 인적 쇄신의 효과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국회 혁신'을 선점할 경우 파급력은 수치로도 알 수 있다.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기관 4곳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전국지표조사(NBS) 12월 1주 결과를 보면, '국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경찰(52%) 법원(46%) 지방자치단체(45%) 검찰(38%) 정부(37%) 등 다른 기관의 신뢰도를 한참 밑돌았다. 국회 신뢰도는 지난해 12월 조사에서도 15%에 그쳐 전체 기관 중 꼴찌였다.
바꿔 말하면 혁신이 성과를 낼 경우 반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비 삭감에 대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회의원 월급이 많아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한국은 인구 대비 국회의원 수가 부족해 의원 정수 축소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NBS,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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